외국인들의 대형주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외국인들의 매수 패턴이 특정 업종이나 종목보다 전체 코스피를 대표하는 주식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데다 중소형주 위주의 랠리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기 때문에 대형주들은 가격 메리트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지난 2월23일 이후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2,146억원)로 나타났다. 이어 삼성전자(1,602억원), 현대모비스(1,316억원), LG화학(1,179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 외에도 외국인들은 네이버·한국전력·기아차·삼성SDS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주로 사들였다. 이 기간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의 전체 순매수 금액이 1조7,000억원이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연초 이후 순매도세를 보이다 2월 이후 매수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며 "외국인들은 시총 규모별로 차별적인 매수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시총 대형주와 중형주로의 매수 강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대형주가 가격 측면에서도 매력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외국인의 매수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종목 전체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6배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대비 48% 수준에 불과하고 이는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국내 증시에서 대형주의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대형주의 가격 메리트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대형주의 PBR는 0.93배 정도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소형주는 이전 고점 수준만큼 매수했고 중형주 역시 상당 부분 매수를 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대형주 사냥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계 자금이 대부분이며 유로존의 양적완화가 실시되면 유럽계 유동성도 국내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계 자금은 2014년 7조5,000억원이 국내 시장에서 빠져나갔고 올해 1월에만 1조5,000억원이 순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