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증가 재정지출 확대로 흡수를"
초프라 IMF한국과정 일문일답
아제이 초프라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담당과장은 1일 한국관련 이사회 평가보고서(PIN)를 발표하면서 "한국은 경제여건 악화에 대비해 재정의 경기조절 기능을 강화해야 하며 은행 합병은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초프라 과장과의 일문일답.
-지난해와 보고서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 경기 둔화로 구조조정 추진이 어려워지는 등 외부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국내외 신인도도 하락함에 따라 그동안 잠복해 있던 문제점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회사채 신속 인수 방안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무너지기에는 너무 큰 기업'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현대전자를 가리킨 말인가.
▦IMF는 개별 기업에 대해 언급할 입장에 있지 않다. 큰 기업이라고 쓰러지지 않는다는 인식은 없어져야 한다는 원칙론을 언급한 것 뿐이다. 다만 지난 99년 대우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지 않은 것은 옳은 판단이었다고 본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상반기에 집중시킨 것을 어떻게 보나.
▦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2001년은 작년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게 틀림없으므로 정부는 신뢰 회복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구조조정 추진과 재정의 경기 조절 기능 확대는 모순 아닌가.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늘어날 경우 재정 지출 확대로 흡수한다면 모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사회에서는 한국이 재정 흑자를 당초 계획보다 4년이나 앞당겨 실현시킨 것이 경제에 부담을 주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적절한 지배와 규제 장치가 없는 은행 통합을 경고했는데.
▦예를 들어 한빛은행과 평화은행 및 광주은행 등의 합병은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법원의 파산 절차를 강조한 것은 기업개선제도(워크아웃)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기업개선제도는 위기 관리용이므로 이제는 법원의 파산 절차 활용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뜻이지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