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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노후 저층 아파트 재건축이 속도를 올리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와 강동구 둔촌동 주공이 지난 20일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또 21일에는 개포 주공2·3단지가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서 침체됐던 분위기가 오랜만에 달아오르고 있다. 임대소득 과세 방침을 담은 정부의 2·26 대책 발표 이후 2개월 가까이 약세를 보이던 시장에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가격이 한풀 꺾인 상태에서 호재가 잇따르고 있는 지금이 투자에 적기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최근 강남은 분양 성적이 계속 양호하게 나오고 있어 재건축 아파트를 투자처로 추천할 만하다"면서도 "다만 주변 시세와 분양 예정가를 면밀히 살펴 기대 수익을 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은 지금 속도 경쟁중= 개포 주공1단지와 둔촌 주공의 건축심의 통과 소식은 강남권 주공 재건축 시장에 간만에 내린 단비다. 특히 둔촌주공은 지난 2013년 10월 접수한 건축심의가 재심을 거듭한 끝에 통과했기 때문에 주민들의 기대감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개포주공2·3단지는 그동안 학교 시설 분담금 문제로 교육청과 조합 간 이견으로 난항을 겪었던 곳이다. 그러다 이번에 학교 신설·개축 문제를 준공 시점으로 늦추고 협의를 통해 기반시설분담금을 확정하는 조건으로 사업시행인가가 나왔다.
재건축은 조합 설립과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의 절차를 거치면 지분 가치와 추가분담금이 사실상 확정된다. 특히 건축심의와 사업인가 단계를 거치면 어느정도 구체적인 사업성 예측이 가능해져 그만큼 투자의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개포지구내 나머지 2개 저층 단지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개포주공 4단지는 건축심의, 개포시영은 사업시행인가를 진행 중이다. 지구내 저층 아파트가 모두 재건축을 완료하면 이 일대는 총 1만6,000여가구의 매머드급 주거벨트를 형성하게 된다. 재건축후 강남권의 새로운 고급 주거지로 급부상한 잠실지구에 버금가는 규모다..
◇잠실·반포는 초고층 성사 여부가 관건= 한강변에 위치해 최대 블루칩으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 1·3·4주구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현재 사업 분수령에 봉착해 있다. 서울시에 고층으로 재건축하는 계획안을 제출해 사전심의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반포1단지 1·3·4주구는 서울시에 45층으로 짓는 계획안을 제출했다. 조합은 바로 옆 단지인 신반포1차(아크로리버파크)처럼 특별건축구역을 지정을 추진 중이다. 반포주공1단지는 1·3·4주구와 2주구로 나눠서 재건축이 된다. 현재 현재 1490가구인 2주구는 조합설립을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12월 19일 조합설립을 성사시키면서 재건축 시장을 달아오르게 했었던 잠실 주공5단지는 최고 50층으로 재건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부 지역을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 상향한다는 복안이지만 성사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개포지구와 함께 저층 단지가 밀집한 강동구 고덕지구에서는 주공2단지의 사업추진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 아파트 조합측은 오는 7월12일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공3·4단지는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받았고 주공5단지는 변경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6단지는 사업시행인가, 7단지는 건축심의를 준비 중이다.
◇집값 꺾인 지금이 투자 적기=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0.03% 올라 10주만에 반등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개포지구 아파트의 영향으로 나머지 단지들은 여전히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부 단지는 시세가 한창 오르기 전인 지난 연말 수준까지 떨어져 있는 상태다. 이때문에 각종 호재로 분위기가 막 반등하기 시작한 지금이 투자에 적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개포주공1단지 35㎡(이하 전용면적)는 2·26대책 이전 6억2,000만~6억3,000만원선이던 호가가 지난주 5억7,000만~5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잠실 주공5단지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이 아파트 76㎡은 2월 말에 11억4,000만~11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라갔다가 지난 3일에는 10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6,000만원 가량 하락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시세인 10억6,000만~10억7,000만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둔촌 주공4단지 112㎡ 역시 지난주 시세가 7억8,000만~7억9,000만원으로 8억2,000만원까지 치솟았던 가격이 3,000만원 가량 하향 조정돼 있다.
개포동 A공인 관계자는 "지난주 주공 1단지 건축심의 통과와 2·3단지 사업인가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도자들이 호가를 올리는 추세"라며 "아직 가격이 본격 회복세를 타지 않고 있는 지금 매수에 나서면 저렴한 매물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