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창원지검과 금융계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민카드·롯데카드·농협카드에서 1억여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된 뒤 후속조사 과정에서 7,980만건이 넘는 정보가 개인정보 유통업자에게 넘어간 것으로 포착됐다. 그동안 이번 정보유출 사태를 일으킨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직원이 외부로 개인정보를 유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대부분의 정보가 새나간 셈이다.
검찰에 따르면 피의자 조모씨는 KCB 전 직원인 박모(39)씨가 빼돌린 KB국민카드·HN농협카드·롯데카드 등 카드 3사의 고객정보 1억400만건 중 일부를 사들여 다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대출중개업자 3명에게 470만여명의 개인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또 박씨로부터 개인정보 7,980만여건을 입수해 이의 대부분을 또 다른 피의자 이모씨에게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가 박씨에게서 받은 개인정보는 롯데 250만명, NH 2,430만명, KB카드 5,300만명으로 집계됐다
당시 유출된 카드 개인정보는 성명, 휴대폰 번호, 직장 전화번호, 주민번호, 직장주소, 자택주소, 결제계좌, 신용한도액, 카드 유효기간 등 최대 19개에 달한다. 스미싱 등 어떤 금융사기도 가능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검찰의 2차 유출 관련 내용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국민카드·롯데카드·농협카드에 대한 재검사에 돌입한 상황이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1억여건의 고객정보를 외부에 유출하지 않았다고 문제의 KCB 직원이 주장했으나 상당수 정보가 흘러나간 정황이 포착됐다"면서 "일부 고객정보가 시중에 흘러나갔다는 정도만 밝혀졌으며 이것이 금융사기 등에 이용됐다는 증거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이들 카드사의 고객정보 유출과 관련해 정부 합동으로 종합대책 등을 이미 내놓았지만 시중으로 일부 정보가 유출된 부분에 대해서는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유출된 일부 정보가 어떻게 유용됐는지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정보유출 카드사에 2차 피해 가능성을 공지하도록 유도하고 고객정보 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기존 전용상담 창구를 늘려 고객이 희망하면 신용카드를 즉시 재발급하도록 하고 고객의 금전적 피해가 발생할 경우 카드사가 전액 보상하도록 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