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박용만 상의회장 "통상임금은 공멸의 문제"

■ 총수들 자유발언<br>김창근 SK회장 "외투촉진법 조속 처리를"

10대 그룹 회장들은 28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서 정부의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 계획에 적극 동참할 뜻을 밝히면서도 국회에서 진행되는 경제민주화 입법으로 기업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하반기 투자∙고용 청신호 보내=박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끝나자마자 10대 그룹 회장단에서 가장 먼저 밝힌 입장은 '투자활성화'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이 자리에서 30대 그룹의 상반기 투자ㆍ고용 실적 및 하반기 계획을 발표하며 앞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임을 강조했다.


허 회장은 "상반기 우리 경제는 내수와 수출의 동반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30대 그룹의 상반기 투자집행률이 연초 계획 대비 다소 부족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 30대 그룹은 올해 연간 전체 계획으로는 오히려 연초 대비 약 6조원이 증가한 155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은 연간 투자 계획이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0대 그룹은 당초 계획인 148조8,000억원보다 5조9,000억원(4%) 확대된 154조7,0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의 138조2,000억원보다 12% 증가한 수치다.

투자활성화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외국인투자촉진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창근 SK 회장은 SK종합화학과 일본 JX에너지의 합작투자가 성사되면 울산에 1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외촉법 합작투자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허 회장은 "30대 그룹의 상반기 고용 실적은 약 8만명으로 연간 계획인 12만7,000여명의 62%가 진행된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도 우리 기업들의 고용확대 노력으로 연간 계획에 비해 1만3,000명 증가한 연간 약 14만명의 고용 이행계획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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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의 총 고용 계획은 14만700명으로 이는 30대 그룹 총 근로자 수인 109만여명의 12.8%에 달하는 규모다.

이건희 삼성 회장도 "투자ㆍ고용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회장은 "창조경제는 한국 경제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이다. 기업들이 앞장서서 실행하고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 우려 한목소리=허 회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모처럼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우리 기업들의 연간 투자ㆍ고용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기업의 의견에 귀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상반기에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등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동시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상법개정안의 수정을 요청한 발언으로 보인다. 상법개정안에는 집중투표제 및 전자투표제 의무화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소액주주 등 비지배주주의 독립적 사외이사 선임 시스템 등이 포함돼 있다.

10대 그룹 회장은 집중투표제가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경영활동에 개입하려는 비우호 세력에 힘을 실어주는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금 세계적 경제가 어려움에 처했는데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기업에 큰 힘이 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통상임금을 거론하며 "공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대해 "줄세우기 평가보다는 기업별로 자발적으로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배려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 밖에 기업 회장들은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인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기업에 미칠 영향을 설명하고 우려를 전달했다.


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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