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 랩'에서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간 전자·자동차 분야에서 성과가 쏟아질 것으로 점쳐집니다."
22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장피에르 클라마디외(사진) 솔베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이화여대에 자리 잡은 솔베이 연구혁신(R&I)센터에서 중점적으로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연구 성과가 나와 봐야 안다"면서도 "솔베이는 전자·자동차 분야에서 '넘버원 솔루션'을 갖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 더욱 투자해 협력사들의 성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 R&I센터에서는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 소재, 자동차 경량화 소재 등을 연구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인력을 60명까지 확충할 예정이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사를 둔 솔베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102억유로(12조8,000억원)의 매출을 거둔 다국적 화학 기업이다. 지난 2013년 창립 150주년을 맞았다.
국내서는 삼성·LG나 현대차·한국타이어 등에 전자 소재, 실리카 등을 공급하며 장기적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이들 기업이 최첨단 전자기기나 자동차를 개발하는 초기 단계부터 동참하며 가장 적합한 화학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솔베이의 주된 역할이다.
클라마디외 회장은 "삼성·LG와 함께 일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반드시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솔베이는 2011년 특수화학사업부의 본부를 한국으로 옮겼으며 앞으로 이화 R&I센터의 연구인력을 전 세계 R&I조직으로 통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생산 기반으로는 현재 인천·오창·울산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내년 완공되는 새만금 공장에서 실리카를 연 8만톤씩 추가 생산할 예정이다. 클라마디외 회장은 "한국에 주요 첨단 기업들이 많아 이들과 가까이서 꾸준히 논의하고 제품을 공급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솔베이는 한국에 진출한 지 40주년을 맞았다. 클라마디외 회장은 "지난 40년간 한국 시장은 강력한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우수한 인력을 찾을 수 있게 해줬다"며 "앞으로는 특수화학과 첨단 소재의 성장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솔베이는 오로지 태양열만으로 나는 비행기 '솔라 임펄스'로 전 세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솔베이는 2010년 처음으로 솔라 임펄스 1호의 야간비행에 성공했으며 지난해부터는 세계 일주를 목표로 자사 제품을 사용한 부품 6,000개가 들어간 솔라 임펄스 3호를 가동하고 있다. 왼쪽 날개 끝부터 오른쪽 날개 끝까지 태양광 패널을 얹은 이 비행기는 보잉이나 에어버스가 아닌 화학 기업이 띄웠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화학 기업으로서는 색다른 이 시도에 대해 클라마디외 회장은 "화학 발전이 어떤 혜택을 가져다주는지 보여주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영감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학이 가져올 혁신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