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한나라당이 30일 실무급 접촉을 갖고 노무현 대통령과 강재섭 대표의 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29일 “박재완 대표비서실장이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실무 접촉을 제안했고 이 실장이 이에 응했다”고 전했다. 그는 “실무 회담은 의제 조율 가능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뤄지는 것이며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강 대표가 제안했던 노 대통령과의 회담 의제에서 개헌 문제를 제외하고 민생 문제에 국한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청와대는 개헌 문제를 포함, 국정 현안 전반을 논의하자는 입장이어서 양측 입장이 조율 될 지 관심을 끌고있다. 일단 이번 실무 접촉은 양측의 이해가 일부 맞아떨어져 이뤄진 측면이 있다. 한나라당은 대선을 앞두고 민생경제 문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개헌 문제가 배제된 회담’으로 개헌 정국 논란에 쐐기를 박으려는 입장이다.
반면 청와대는 강 대표가 ‘회담’을 먼저 제안한 만큼 이를 개헌 논의를 증폭시키는 기회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따라서 실무 접촉 후 막상 노 대통령과 강 대표의 본 회담 성사는 불투명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양측이 개헌 문제를 두고 입장을 굽힐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다만 양측이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각종 현안 처리를 위해 모종의 ‘딜’을 성사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