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오일쇼크' 정부는 팔짱만?

유류세인하등 고려않고 중장기대책 보완 그칠듯


'오일쇼크' 정부는 팔짱만? 유류세인하등 고려않고 중장기대책 보완 그칠듯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국제유가인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산유국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가격 상승과 상관없이 추가 증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이른바 유가 100달러 시대가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제유가가 '대급등(super-spike)' 시대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유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구조적인 수급불안이다. 여기에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달러 하락에 따른 투기수요, 계절적 요인이 겹치면서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 세계 석유물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OPEC이 당분간 증산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혀 유가 상승에 군불을 때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분석에 따르면 오는 2012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9,580만배럴에 이를 전망이다. 따라서 OPEC이 석유 생산을 늘리지 않을 경우 앞으로도 국제유가는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지난 25일 베이징을 방문한 압달라 엘 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OPEC은 국제유가의 목표가격이나 적절한 가격수준을 설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OPEC의 증산을 요구하는 미국 등 소비국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OPEC은 새뮤얼 보드먼 미국 에너지부 장관의 증산요청을 거절하기도 했다. 아울러 OPEC의 증산능력이 없다는 회의론도 쏟아지고 있다. OPEC은 지난 1960년 9월 원유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결성된 후 생산량을 조절하며 국제원유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절해왔다. 그러나 OPEC의 원유 통제력은 1ㆍ2차 오일쇼크를 거치며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에너지 절약 및 원자력 발전 등 대체에너지 개발, 그리고 유전 개발이 이어지면서 1980년대 들어 현저히 위축됐다. 이 과정에서 OPEC 회원국들의 시설투자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원유생산 능력이 급감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 OPEC 12개 회원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3,050만배럴 수준이며 11월1일부터 이미 합의한 대로 증산하면 3,100만배럴로 늘어난다. 글로벌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정도 수준이면 공급은 충분하다는 것이 OPEC의 입장이다. 엘 바드리 사무총장은 "현재 원유 공급은 충분하다"며 "유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중동 지역의 정치적 분쟁과 원유 선물에 몰리고 있는 투기자금 때문이지 (OPEC의) 공급부족 때문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은 2년 전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주장했을 땐 하나의 가정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서방의 주요 에너지 분석기관들도 경우에 따라 유가가 100달러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세계에너지센터(CGES)는 최근 전망에서 석유시장의 고유가 기조가 지속될 경우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 2ㆍ4분기 평균 100달러, 연평균 96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도 공급부족이 지속되면 내년 3ㆍ4분기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두바이유는 95.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7/10/2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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