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며칠 지나면 새 천년이 열린다.많은 사람들이 21세기에는 보다 기쁘고 복된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그 첫 시작을 의미있게 출발하려고 많은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문화관광부에서도 이러한 국민적 바램을 하나로 결집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새천년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각종 새천년 준비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새천년준비위원회의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대부분의 사업이 위원회 발족후 한달 여만에 급조해낸 계획으로 문화적 깊이 보다는 소위「이벤트성」「일회성」행사위주의 사업일색이라는 점이다.
대표적 사업인「평화의 12대문 건립사업」의 경우 새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 기공식을 시작으로 10년마다 한 대문씩 120년간 12개 대문을 건립하는데 한 대문당 건립비가 65억원, 도합 건립비가 780억원이 소요되는 계획이다.
나아가 그 12개 대문건립과 유지를 위해 재단법인까지 설립한다는 것이다. 과연 고개를 끄덕일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정부당국은 새천년을 준비한다는 핑계하에 예산 따내고 재단을 설립하려는 공무원들이 자기들만의 새천년을 준비하고 있다는 국민의 비웃음을 보다 심사숙고 해보아야 할 것이다.
문화관광부는 이러한 사업들이 예산을 수반하고 따라서 국회의 동의없이는 시행이 불가능함을 잘 알면서도 일단 정책을 결정하고 여론조성을 통해 소위 「밀어붙이기」를 시도하는 과거의 태도를 조금도 버리지않고있다.
문화관광부가 뒤늦게 나마 적어도 명색이 중앙행정기관으로서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 마다 중구난방식으로 벌이고 있는 각종 「새천년맞이」 행사를 국가차원에서 통합하여 보다 짜임새 있고 체계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새천년맞이행사 방향을 전환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이제라도 시작할 때 반짝하는「이벤트성」「일회성」사업보다는 보다 뜻깊게 새로운 천년을 맞이할 내실있는 계획을 세워 국민들에게 발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평화의 12대문」건립계획을 전면취소하거나 꼭 필요하다면 수도 서울에 하나만 건립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