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분한 홈쇼핑은 가라'
홈쇼핑 업체들이 방송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담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쇼호스트가 단편적인 상품정보를 나열하는 것에서 벗어나 코믹한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를 삽입하거나 기존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패러디하는 등의 노력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CJ오쇼핑의 필립스 제모기 판매 방송에서는 쇼호스트의 등장에 앞서 '충격적인 영상'이 등장했다. 겨드랑이에 난 털로 도시를 파괴하는 '겨털녀'와 제모기를 든 '알파걸'의 대결과 온몸에 난 털 때문에 이별을 맞이한 비운의 연인 등이 나오는 UCC가 방송된 것. 몸에 난 털을 깔끔하게 제거하는 제품의 특성을 유머로 맛깔나게 묘사해 상품 설명을 시작하기도 전에 주문전화가 폭주, 첫 방송에서 준비한 면도기 3,000세트가 매진됐다. 정승환 CJ오쇼핑 PD는 "개그 요소가 너무 강해 방송에 써도 괜찮을까 고민했던 영상"이라며 "젊은 여성들의 제모 고민을 재미있게 풀어내 20~30대 고객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같은 계열사인 CJ미디어가 보유한 케이블 채널 TvN의 인기 프로그램인 '남녀 탐구생활'과 '화성인 바이러스' 등의 프로그램 포맷을 지난 3월 '디지털 팍팍쇼' 방송에 활용해 인기를 모았다. 실제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세트와 소품을 그대로 쓰고 쇼호스트가 직접 출연해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를 보여줘 이날 하루만 1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GS샵도 보험방송에 지난 4월부터 SBS의 인기 토크 프로그램인 '강심장' 패러디를 사용해 방송 전 같은 시간대 프로그램보다 20% 더 높은 매출효과를 거두고 있다. 연출을 맡은 남영은 GS샵 PD는 "상품 특성상 설명할 내용이 많은데다 어렵기까지 해 개인의 재미있는 경험담 고백 형식으로 진행되는 강심장 포맷을 빌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9월 시작한 식품 및 주방용품 전문 프로그램인 '최유라의 쿡쇼'는 현재 누적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이 프로그램은 주부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누리는 인기 라디오 DJ인 최유라씨가 라디오를 진행하듯 재치 있는 입담을 선보이는 대표적인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 방송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최근 최씨가 '개그콘서트'의 유명코너 '남성인권보장위원회' 패러디에 직접 출연한 방송에서 1회 방송시 평균치의 1.5배인 3억원의 건강식품을 팔아 치우는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