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공포 뒤덮인 증시 '거꾸로 베팅'이 답

'하락장서 수익 인버스·금리인상 수혜 시니어론펀드' 눈여겨볼 만

■ 불안한 증시 이겨낼 다양한 투자전략은




G2리스크·北 도발 악재 겹쳐 증시 급락에

시장 상황별 대응 가능한 ETN도 인기몰이


장기적 관점서 배당 주식·상품도 대안으로


38세의 직장인 A씨는 요즘 회사에서 표정 관리를 한다. A씨와 직장 동료들은 지난해부터 주식투자를 다시 시작했고, 올 상반기까지 중국 소비 수혜주와 바이오주 등에 투자하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최근 중국 쇼크로 주가가 급락하자 대부분 수익률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반면 지난 7월 중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의 조언에 따라 투자금 대부분을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러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에 넣은 A씨는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올리고 있다. A씨는 하반기를 대비해 배당주 상품에 자산을 다시 배분했다.

이달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 7월에 비해 24%나 줄어드는 등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하지만 A씨처럼 급격한 폭락장에서도 수익을 내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매번 당하던 기존 개인 투자자와의 모습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스마트한 투자자들은 대내외 악재에 1,850선까지 폭락한 시장상황에서 두려움에 떠는 대신 역발상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실제 인버스펀드의 경우 최근 하락장에서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내고 있다. 과거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지수형 인버스 상품 외에도 최근에는 원자재 하락에 투자하는 원자재 관련 인버스 상품이나 해외 지수 인버스 상품 등 다양한 상품이 선보이고 있다.

또 최근 일부 투자자들은 배당 관련 주식이 대내외 악재로 하락하자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주가 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익은 물론, 안정적인 배당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상품과 기초자산이 다양해지면서 하락장에서는 무조건 손해만 보는 과거의 투자와는 다른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며 "저금리 시대에 시장 상황에 맞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기대 수익률을 높여가는 것이 불안정한 시장에서의 바람직한 투자 대안"이라고 말했다.

중국발 쇼크와 미국의 금리인상을 의미하는 'G2 리스크'에 이어 북한의 도발 악재까지 겹쳐 국내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유망한 재테크 도피처였던 증시마저 급락하자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하지만 '공포에 사라'는 말처럼 시장이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때가 오히려 다양한 투자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시점이 될 수도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의 경기침체가 미국의 금리인상에 영향을 미치면서 주식, 통화, 원자재 등 전반적인 자산의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지수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원유인버스ETF 등과 금리인상에 수혜를 볼 수 있는 시니어론펀드 등 역발상 투자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을 보면 '미래에셋TIGER원유인버스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H)' 40.47%, 'NH-CA리버스인덱스[주식-파생]ClassA' 13.01%, '한국투자KINDEX인버스상장지수[주식-파생]' 12.93% 등 인버스상품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모두 유가와 국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이다.

여기에 시장 상황별 대응이 가능할 정도로 다양한 상품군을 구성한 상장지수증권(ETN)도 하락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ETN 시장은 시장 개설 당시 ETF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시장 상황별 적절한 대응 전략과 특수성을 지닌 전략 지수형 ETN이 많이 상장되어 있어 특정 시장 상황 출현시 순발력 있는 활용이 가능하다"며 "시장에 어떠한 트렌드가 유지되거나 단기 급격한 변동이 생길 경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은 ETN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급락장에서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ETN 리스트를 살펴보면 하락장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투자 전략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8월 들어 수익률이 높았던 ETN은 원자재 인버스 상품(유가, 구리)와 달러 강세 베팅 상품, 코스피 약보합에서 성과가 우수한 방어적 풋 전략, 방어적 포트폴리오 전략인 배당주와 저변동성 포트폴리오, 해외 주식형 중국 인버스, 국내 업종으로는 자동차 업종 등의 ETN 성과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확인 됐다.


실제 '신한 인버스 브렌트유 선물 ETN(H)'의 8월 수익률은 10.0%, 'TRUE 인버스 차이나H ETN(H)'는 4.8%, '신한 USD K200 선물 바이셀 ETN'도 5.0%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4.5%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상품들은 시장을 이기는 투자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관련기사



최근 증시 변동성의 주범 중 하나인 환율을 역이용해 원화 약세 수혜 섹터인 자동차 업종에 투자하는 상품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octo 자동차 TOP5 ETN'의 8월 수익률은 1.5%, 최근 한달 간 수익률도 10.2%를 기록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배당 관련 주식이나 상품도 폭락장을 이길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커진 시장환경에서 안정적인 성장주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안정적 성장주로서 배당성장주가 시장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고 연기금 등을 통해 배당주에 대한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점, 여기에 올해 배당부터 적용되는 '배당소득 증대세제'로 인해 배당에 대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주식은 추가적인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까지 자금이 빠지던 배당 관련 상품에 최근 들어 자금이 유입되며 이를 입증하고 있다. 상품별로 보면'KB가치배당40자(채혼) C클래스'에는 8월 1,131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고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30 1(채혼)종류C1'에도 7월 709억원, 8월에도 208억원이 유입되는 등 배당 펀드에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리스크 피하자" 글로벌 분산투자 급부상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 국내보다 3배 이상 높아
10년 비과세 혜택도 장점

노현섭 기자

글로벌 분산 투자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수 국가, 소수 기업에 투자하는 것 보다 다양한 국가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최근 증시 폭락과 같은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는 분석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1.54%를 나타낸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4.49%로 국내보다 3배 이상 높았다. 국가별로 보면 유럽은 6.92%, 독일 8.06%, 북미는 15.04%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일본도 18.6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국발 쇼크와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커진 8월 수익률도 국내는 -4.77%인 반면, 해외주식형 펀드는 -2.48%로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임덕진 미래에셋자산운용 PM본부 이사는 "최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미국, 일본, 인도 증시는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시장 및 자산은 매년 바뀌기 때문에 한 국가와 자산에 머물지 말고 글로벌 분산투자를 통해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 주식 및 채권과 선진국 주식채권, 신흥국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했을 경우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집중해 투자할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지만 상황이 급격히 바뀔 경우 최하위 수익률을 보였다. 2012년 수익률 1위였던 신흥국 채권은 2013년과 2014년 최하위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여러 국가에 골고루 자산배분을 한 경우 중간 이상의 수익률을 나타내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국 시장의 경우 전 세계 주식시장의 1.9%, 채권 시장은 1.5% 수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한국 시장에만 모든 금융자산을 투자하는 것은 오히려 지나친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주식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와 현대차 그룹의 시가총액 총액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35% 수준으로 한정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경우 최근 상황과 같은 급락 장세에서는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에 대해 10년간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한 점도 글로벌 자산배분의 장점이 되고 있다. 국내 시장 대비 우수한 수익률에 절세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기대 수익률 또한 상승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내년부터 2017년까지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에 대해 1인당 3,000만원을 한도로 10년간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노현섭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