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위의 스튜어디스, KTX의 꽃이라고 추겨세우더니…"
전국철도노조 산하 서울ㆍ부산 KTX(고속철) 승무지부 소속 노조원 386명은 철도노조의 총파업에 동참하기로 하고 25일부터 사복 준법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열악한 근무환경과 낮은 보수, 계약직으로서 고용불안을 해결해달라며 철도공사 소속 정규직화 및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본래 KTX 여승무원은 철도공사와 승무원 위탁관리업무 계약을 한 ㈜한국철도유통(옛 홍익회) 소속 계약직원으로 선발됐는데 최근 철도유통이 노무관리의 어려움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는 바람에 KTX관광레저㈜가 위탁업무를 맡게 됐다.
철도공사의 자회사인 KTX관광레저㈜는 27일 KTX 승무원 정규직 채용 공고를 내고 기존의 여승무원은 응시할 경우 전원 채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KTX 승무지부 노조원들은 KTX관광레저가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매각청산대상으로 지적됐을 뿐더러 열차 승무원은 모두 철도공사에 직접 고용돼 있는데 유독 KTX여승무원만 승무운용능력이 없는 업체에 위탁하려는 방침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 KTX관광레저측이 특실서비스를 없애는 대신 모든 승무원에게 물품판매를 시키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양혜영 서울승무지부 조직부장은 "승객에 대한 서비스를 높이지는 못할 망정 우리에게 물품판매를 시키려는 방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KTX 여승무원들은 스튜어디스처럼 양질의 교육을 받아 고급서비스를 제공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KTX 여승무원들은 승객에게 음료를 서비스할 때나 열차 안에서 방송할때 등 여러가지 상황에 있어 정해진 매뉴얼이 없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것을 불만으로 꼽았다.
이들은 근무강도에 비해 낮은 보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측은 철도유통이 철도공사로부터 여승무원 1인당 248만5천원을 받아 위탁도급 운영하면서 승무원에게는 1인당 140만-150만원을 지급했고 그나마 2005년 들어 110만-120만원으로 줄어들었다며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철도공사는 KTX 여승무원을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는 있어도 직접 채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 양측이 해결책을 찾는 데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철도공사 측은 "현재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어 모든 임직원들이 고통을 감내하며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며 "상황이 이런한데도 승무원들이 마치 철도공사가 노동착취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본질을 크게 왜곡해 주장하는 것은 유감스러운일"이라고 주장했다.
나흘째 전국 모든 KTX가 여승무원 없이 운행되는 바람에 일반석보다 40%나 운임이 비싼 특실 이용자들은 객실 앞에 비치된 음료를 직접 가져가야 하며 좌석안내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장애인의 승하차와 위급상황 발생시 긴급조치 및 안전조치소홀로 인한 사고 발생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