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한적십자사 등에 따르면 국내 혈액시장은 매년 여름ㆍ겨울이면 재고량이 3일분까지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7일치의 혈액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면 혈액 수급이 매우 안전한 것으로, 5일치의 혈액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면 안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여름ㆍ겨울마다 혈액 재고량이 부족해지는 이유는 국내 혈액 공급의 절반 이상을 10~20대 학생 헌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기말고사를 치르거나 방학을 맞아 여행을 떠나는 시기가 되면 헌혈 참여자 수가 뚝 떨어지게 되고 결국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다.
학생 헌혈은 지난 2008년 이후 전체 헌혈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0년 54.7%에서 2011년 57.4%로 전년 대비 3% 늘어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회사원의 경우 2010년 17.1%에서 2011년 16.7%로 소폭 줄었고 군인 역시 13%에서 12%로 전체 헌혈실적에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었다.
연령별로 살펴봐도 전체의 79.7%가 10~20대로 압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16~19세의 헌혈 실적이 전체의 40.5%를 차지해 20대의 점유율(39.2%)를 처음으로 앞서기도 했다.
10~20대에 편중된 헌혈량은 예기치 못한 혈액 부족 현상을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군부대의 훈련이 강화되는 등의 사건으로 20대의 헌혈실적이 줄었고 국내 총 헌혈실적이 전년 대비 4만7,000여건 가량 감소한 결과를 낳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학생이나 직장인의 단체 헌혈을 혈액 공급이 부족한 시기에 맞춰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충분한 대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며 "30~40대 직장인들의 좀 더 적극적인 헌혈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들쭉날쭉한 혈액 수급을 극복하기 위해 수술시 혈액 사용을 최소화하는 무수혈 치료를 점차 확산해 나가고 있는 분위기다. 김영우 국립암센터 위암센터장은 "매년 여름 휴가 시즌이면 헌혈량이 감소해 혈액부족사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철분 주사 등을 통해 수혈을 최소화하는 무수혈 치료법이 혈액 수급 문제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