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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톱박스업체 포티스가 '티비알(Tiviar)'이라는 자체브랜드를 내놓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설진영 포티스 대표는 최근 경기도 분당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지난해말 Tiviar 브랜드로 첫 물량을 선적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에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체 브랜드 론칭을 위해 수년 전부터 독일에 지사를 세워 준비해왔다"며 "지난해말 독일지사를 법인으로 전환시켰다"고 덧붙였다.
포티스는 유럽 하이엔드 소비자 시장(open market)을 우선 공략 시장으로 정했다. 최고 사양의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고가의 제품을 팔아 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률을 계속해서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포티스의 고가형 셋톱박스 판매 비중은 88%로 매출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30%대, 8%대다.
설 대표는 "우리는 (셋톱박스의) BMW, 벤츠를 만든다"며 "유럽은 시장 특성상 하이엔드 제품에 대해 인정해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제조자개발생산(ODM)방식 수출로만 매출을 거뒀던 탓에 주위에선 이번 결정에 대해 기존 공급선과 거래 위축을 낫지 않겠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포티스의 주요 바이어들은 브랜드를 가진 유통채널"이라며 "제품이 좋고 소비자를 찾을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자체 브랜드를 달아도) 90%는 여전히 포티스를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 대표는 해외 시장에서 회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방침이다. 포티스는 지난해 12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오는 2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그는 "회사가 탄탄하기 때문에 굳이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상장업체는 해외에서 신뢰도를 높여 프로젝트를 따기가 더 쉽기 때문에 회사가 크게 되려고 IPO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포티스의 중장기 목표는 매년 40%에 이르는 성장세를 유지해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그는 "휴맥스가 21년 만에 매출 1조원을 했지만 포티스는 15년 만에 '1조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가 있다"며 "그 다음에는 이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포티스는 지난 2007년 세계 최초로 하드디스크(HDD)가 아닌 USB메모리에 TV 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셋톱박스를 개발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업체다. 지난해 3ㆍ4분기까지 매출액 336억원을 올렸으며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500억원이다.
설 대표는 1989년 옛 쌍용종합상사 전자부에서 정보통신기기를 담당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아리온테크놀로지, 토필드 등 국내 주요 셋톱박스업체에서 '해외영업통'으로 인정받았으며 지난 2007년 포티스를 창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