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정치적인 접근은 차치하더라도 부품소재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지는 상당히 강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박 대통령은 기계류 부품소재국산화계획을 두 차례에 걸쳐 10년간 추진해 외국산에 의존하던 부품소재를 국산품으로 대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무기류 등 방산품도 국산화할 것을 지시하면서 무슨무슨 무기의 시제품을 이달 말까지 만들어 보고하라는 식으로 밀어붙이면서 직접 챙겼다.
최근 세계 산업구조가 완제품에서 부품소재 중심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어 5년 후, 10년 후의 국가적 먹거리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진입하면서 어느 나라 상품이든 세계시장에서 한두 가지 유망상품만으로는 그 나라의 부를 축적하기 어렵게 됐다. 따라서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수백 개의 부품소재를 개발해 핵심기술을 확보해야 비로소 국가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때문에 부품소재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는 박 대통령 시절과 같이 국가가 주도하는 강력한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본다. 일본의 활력과 중국의 추격이 점점 더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있고 대형화ㆍ전문화된 글로벌 기업들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정책추진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긴요하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도 외부환경에 미리 움츠러들지 말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야 한다.
일본이 10년간의 불황을 극복하고 서서히 경제활력을 되찾고 있는 배경을 살펴보면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하청기업에서 벗어나려고 핵심기술력 확보를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술자립형 기업으로 스스로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일본기업들은 혼자 힘이 아니라 대학ㆍ연구소 등 외부기관의 우수한 자원을 충분히 활용했다는 것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기업간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연구와 공생 노력의 결과가 오늘날 일본 중소기업의 부활에 밑거름이 된 것이다. 우리 기업의 부품소재와 관련한 글로벌 경쟁력도 ‘자력갱생’ 노력에 달려 있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