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수출 실적이 매우 부진하고 전자제품 재고도 대규모로 쌓이고 있어 3·4분기 성장률이 1%(전 분기 대비)대로 반등하기 어렵다"며 "한국은행이 4·4분기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스는 "한은이 16~17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를 본 후 10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9월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선제적으로 내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바클레이스는 당초 올해 말까지 금리 동결을 예상했으나 이번에 전망을 수정했다. 최근 국제유가 급락세로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것도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의 배경이 된다.
HSBC도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전반의 수출이 기대에 못 미치지만 한국의 8월 수출 실적은 그중에서도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라운 수치(eye-popper)'"라고 평가했다. 8월 한국 수출은 전년보다 14.7% 급감해 2009년 8월(-20.9%) 이후 6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HSBC는 "한국 경제가 수출에 높은 의존도를 보여 경기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한은이 곧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밖에 BNP파리바는 미 연준이 9월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당장 10월에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으며 모건스탠리 역시 4·4분기 중 금리가 1.25%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추가 금리 인하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동안 한국 경제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 전망을 해오던 골드만삭스는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4%로 내년은 3.8%에서 3.3%로 대폭 낮췄다.
하지만 외국계 IB들의 전망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모건스탠리가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로 영향을 받는 '10대 불안국(Troubled 10)'에 칠레·페루 등과 함께 한국을 포함시킨 것을 놓고도 국내에서는 논란이 분분했다.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과거 위기마다 겪었던 일종의 트라우마"라며 "해외에서 한국 경제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IB들에 대해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