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을 겪으면서 대부분의 궁궐이 불타고 270여년간 폐허로 남아있다가 흥선대원군 때 왕권강화를 위해 복원한 조선왕실의 대표적인 건축물입니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경복궁은 다시 한번 고난을 겪게 되는데요, 근정전 이외 대부분의 전각이 초토화되고 조선총독부 뒤에 남아 우리의 뼈아픈 치욕의 역사를 기억하는 곳이지요. 근정전 안에 왕이 앉았던 용상은 음양오행의 동양철학을 근거로 동서남북, 전후좌우가 구분되는 이른바 우리 국토의 중심이었지요. 하지만 실제 왕이 신하들이 경연을 하거나 정치를 논했던 장소는 아니지요. 근정전은 국가의 의식이나 행사를 치뤘던 장소였습니다.”
20일 서울시교육청 남산도서관에서 진행된 고전 인문학 강좌‘고(古)정원과 문화’의 피날레를 장식한 경복궁 답사에서 김학범 한경대 교수는 지난 4주간 책으로 강의했던 우리 건축과 정원에 스며들어 있는 미학과 건축물에 담긴 철학적 의미를 현장에서 자세히 설명했다. 낮에도 영하권에 머물렀던 이날, 추운 날씨에도 수강생들은 강의실에서 공부했던 우리 건축과 고정원에 대한 김 교수의 질문에 함께 답하면서 진지하게 참여했다.
경복궁 답사에 함께 참석한 이백열 남산도서관장은 “도서관은 이제 공부하는 독서실이나 책을 빌리는 책방의 기능을 넘어 평생학습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며 “특히 이번 강의는 강사 및 강의 내용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거의 100%에 이를 정도로 수강생들의 호응도가 높았다. 앞으로 소월길에 있는 남산도서관의 특징을 살려 문학ㆍ예술 등 인문학 강좌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