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영업사원들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요즘, 각 보험사들이 21세기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손해보험업계는 내년부터 도입되는 보험료율 차등화를 앞두고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요율 차등화는 보험사간 피말리는 경쟁을 격발시켜 일부 회사를 도태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결국 서비스 강화를 통한 영업력 확충만이 생존의 필요충분조건임을 각 보험사들은 절감하고 있다. 경쟁사보다 기발하고 참신한 서비스를 개발해내느라 영업기획 담당자들의 흰 머리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 보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지 오래. 가구당 가입률이 80%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신규시장 개발을 향한 보험사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고 있다.
『다정한 이웃이 돼야 살아남는다. 「누가 고객과 친근해지는가」가 21세기 보험산업의 판도를 가를 것이다. 지금은 준비기간이다. 남들보다 먼저 거듭나야 2000년대의 승자가 될 수 있다.』 한 보험사 영업담당 임원의 말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서둘러 「24시간 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사고는 보험사 직원들이 퇴근한 뒤 한밤중에도 나기 마련이다. 고객이 부른다면 언제, 어느 곳이라도 달려간다는 것이 손보사들의 각오.
지난 90년대 중반 손보사들이 잇달아 도입하면서 각광을 받았던 자동차 보험 가입자에 대한 긴급 견인 서비스나 비상급유, 열쇠잠금장치 해제 서비스 등은 이제 보편화된 지 오래다.
「항상 깨어있는 보험사」의 원조는 영국. 영국에 가면 「바퀴달린 빨간 전화」광고를 쉽게 볼 수 있는데, 다이렉트 라인(DIRECT LINE)이라는 보험사의 트레이드 마크다. 지난 85년 뒤늦게 설립됐지만, 24시간 서비스라는 획기적인 시스템을 도입, 10년만에 시장점유율 1위 회사로 우뚝 섰다.
생명보험사들도 고객에 대한 서비스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에 점수를 매겨, 누적점수에 따라 항공권이나 상품권 등 마일리지 상품을 주는가 하면 납입일까지 보험료가 들어오지 않을 경우 1회분에 한해 대신 지급, 효력상실을 막아주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치고 있다.
생보사의 얼굴은 영업의 최일선에서 고객과 접하는 설계사. 이들의 서비스가 회사의 생사를 결정짓는 중대사안으로 이어진다. 할머니 설계사로부터 신출내기 고졸 여성에 이르기까지 「이웃집 아낙」같은 친근함을 들이밀며 고객 사이를 누비고 있다.
/한상복 기자 SBHA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