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중국 본토투자 펀드를 내놓기 위해 위안화적격해외기관투자가(RQFII) 쿼터(할당량) 확보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일부 중소형사들이 RQFII 대신 후강통(홍콩과 상하이 증권시장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제도)을 통해 중국 본토에 투자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후강통으로 거래할 수 있는 종목들이 대형주 중심이어서 최근처럼 중소형주 강세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지만 중소형주들의 거품 논란이 제기되는 데다 올 하반기 선강통(홍콩과 심천 증시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있어 굳이 RQFII 확보에 매달리지 않아도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 중소형 운용사들의 입장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마이다스에셋·교보악사·JP모간자산운용 등이 RQFII 없이 후강통을 통해 직접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들 국내중소형 및 외국계 운용사들은 RQFII 신청절차를 밟는 대신 홍콩 증권사를 경유해 상하이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증권감독위원회(CSRC)는 중국 본토에 투자하려는 해외기관투자가들에 외환관리국(SAFE)로부터 QFII(해외기관투자가) 혹은 RQFII 쿼터를 할당받도록 하고 있는데 투자자격을 부여받으려면 최대 6개월이 소요된다. 또 회사의 인지도와 규모에 따라 쿼터 할당 기간 및 할당량이 달라진다. 올 들어 신한BNP파리바·동부·대신자산운용 등이 올해 쿼터를 활용해 RQFII 펀드를 내놓은 상태다.
RQFII를 받으면 심천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데다 거래를 위해 미리 주문을 내야 한다는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쿼터를 받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특히 중소형사들은 대형사에 비해 인지도와 자산운용 규모에서 뒤지기 때문에 그만큼 승인 절차가 까다롭다.
IBK·마이다스에셋운용 등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후강통을 활용하거나 일단 후강통으로 투자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다만 후강통으로 매매할 수 있는 중국 본토 주식이 상하이 상장주식에만 국한되고 그 중에서도 대형주 600여 개로 제한되기 때문에 투자 범위가 RQFII 펀드만큼 넓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신준형 IBK자산운용 AI운용본부 차장은 "국내 운용사가 중국 중소형주의 정보를 확보하기 어렵고 이들이 아직 검증받지 않은 종목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강통 시행 이후 검증된 중소형주들에 투자해도 늦지 않다"며 "거품 논란이 있는 중소형주의 주가가 조정받으면 대형주 투자 펀드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