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노동착취의 대가’… 위기에 빠진 日 소고기덮밥체인

한달 근무시간이 500시간을 넘었다. 이 중 잔업만 109시간에 달했다.

일어 너무 많아 2주일간 집에 들어가지 못한 직원도 있었다. 심지어 한밤중에 홀로 남아 일을 하다 보니 화장실에도 못 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얘기가 아니다. 이웃 나라 일본 유명 외식업체인 젠쇼홀딩스의 소고기 덮밥 체인 ‘스키야’의 노동환경을 조사한 제3자 위원회의 보고서 내용이다. 심야 근무에 요리와 접대, 청소, 회계까지 모든 것을 직원 1명이 도맡는 ‘완오뻬(1인 심야근무)’제도를 도입하면서 초래한 결과다.

젠쇼는 직원들에 대한 노동착취를 바탕으로 지난 2011년 회계연도(2010.4~2011.2)에 3,707억엔의 매출을 올리며 맥도널드를 제외한 일본 내 외식 체인 업체 중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급성장해 왔다.


잘 나가던 젠쇼가 최근 위기를 맞았다. 인력난으로 영업을 못하는 점포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일 현재 종업원을 구하지 못해 임시 휴업 또는 심야 휴업에 나선 점포만 2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인적인 업무량을 견디다 못한 직원들이 잇따라 그만두고 격무에 관한 글이 인터넷과 사회관계망(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아르바이트생들이 지원을 꺼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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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은 실적에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6일 오가와 켄타로 젠쇼홀딩스 회장은 2015회계연도 연결 매출액이 당초 예상보다 128억엔 줄어든 5,250억엔, 세후 손익은 흑자에서 13억엔 적자로 곤두박질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예상이 현실화된다면 젠쇼는 지난 1982년 창업 이래 처음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젠쇼는 9월말까지 ‘완오뻬’를 해소하고 심야 시간대 근무를 2인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이를 지키지 못하는 점포는 심야 영업을 중단시키겠다는 정책도 발표했다.

이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덮밥 가격도 10년 만에 최고 40엔 올릴 방침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한번 돌아선 종업원과 고객들의 마음을 돌려 세울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사회 일각에서는 살인적인 노동착취를 한 ‘스키야’에 대한 불매 운동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신문은 최근 사설을 통해 “종업원을 소중히 다루지 않는 기업에는 그 대가가 돌아온다는 것을 경영자들이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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