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이 저조한 흥행 성적을 거두면서 아시안게임 특수를 기대하던 기업들의 주가도 울상이다.
아시안게임 폐막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관련 종목들이 수혜는커녕 오히려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천 아시안게임의 라이선싱 사업자로 선정된 IB월드와이드(011420)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540원으로 거래를 마쳐 한 달 전에 비해 20%나 떨어졌다.
IB월드와이드는 아시안게임 마스코트 인형, 기념 티셔츠, 모자 등 20여개 품목, 200여종의 제품을 공식 기념품 매장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방송 중계권 판매와 스포츠 마케팅, 스포츠선수 매니지먼트 등이 주력사업이다.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특수 기대감에 주가가 한때 3,560원까지 급등했지만 한 달 만에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국내 포털 3사 가운데 인터넷을 통해 아시안게임을 독점 중계하고 있는 SK컴즈(066270)도 지난달 초와 비교해 21.7% 급락했다. 같은 기간 iMBC(052220) 주가 역시 2.3% 하락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치맥(치킨·맥주)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닭고기 전문업체 마니커(027740)와 동우(088910)는 9월 초에 비해 각각 8.9%와 2.7%씩 주가가 떨어졌다.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 6,000원대까지 올랐던 하림(136480)도 현재 5,380원으로 다시 내려앉았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아시안게임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지며 별다른 주가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시안게임이 기대를 밑도는 저조한 흥행 성적표를 써내려가면서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최근 입장권 판매 목표금액을 당초 350억원에서 280억원으로 20%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의 흥행 실패에 대해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가 많지 않은 아시아권에서 열리는 한계를 고려할 때 흥행 자체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과거 국민소득 1만달러 시절만 해도 온 국민이 아시안게임에 열광했지만 지금은 국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아시안게임에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며 "더욱이 케이블 채널 확대로 드라마, 유럽축구, 메이저리그 야구 등 볼거리가 늘어나면서 월드컵과 올림픽을 제외한 스포츠 이벤트는 흥행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