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20년 전 약속했던 예술 나눔 첫발 사회공헌할 수 있어 보람 커요"

사옥에 공연장·갤러리 만든 김종숙 KH바텍 CSR 본부장

내년 젊은 체임버 지원하며 작은 오케스트라 선보일 것

신진·중견작가 전시도 진행


"20여년 전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언젠가 기반이 잡히면 음악과 미술로 나눔을 실천해보자고 남편과 약속했었어요. 이제 그 꿈을 이루려 첫발을 내디딘 셈입니다. 기업간거래(B2B) 기업이라 소비자와 직접 만날 기회가 적었는데 예술을 통해 사회공헌을 할 수 있어 더욱 보람이 있습니다."


서울 서초동 KH바텍 사옥 내 페리지홀과 페리지갤러리를 연 김종숙(사진) 기업사회공헌(CSR) 본부장은 26일 개관 전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 1992년 설립된 KH바텍은 휴대폰과 노트북 등 휴대용 기기의 내외장재 조립모듈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2002년 코스닥 등록 후 경북 구미공장 외 중국 톈진·후이저우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이 8,200억원을 웃돌았고 그 결과 올해는 국내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남광희 KH바텍 대표는 올 초 코스닥협회 부회장에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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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하는 기업 오너의 부인이지만 소박한 김 본부장은 "페리지(perigee)는 지구와 달 또는 인공위성이 가장 가까워지는 '근지점'이라는 뜻으로 예술을 통해 사람들 가까이 다가가고자 공연장과 갤러리 이름에 붙였다"고 소개했다. 200석 규모의 페리지홀은 숨소리까지 들리는 작은 공연장으로 연중 10회 이상의 정상급 클래식 기획공연을 선보인다. 김 본부장은 "우리 부부의 꿈이 작은 오케스트라를 지원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실내악 풍토가 열악한 것 같아 내년에는 젊은 체임버(실내악)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악뿐 아니라 미술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김 본부장은 사옥 1층 정원에 놓인 분홍색 대형 달팽이 조형물을 직접 골랐다.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6인조 크래킹아트그룹의 멤버 윌리엄 스위트러브의 작품으로 플라스틱 폐자재로 제작됐다. 도심 한복판의 달팽이가 생뚱맞지만 차가운 건물 안에 핫핑크가 절묘하게 어울린다. 김 본부장은 "예술은 의외의 곳에서 활력과 감동을 준다"며 "비영리 공간으로 운영될 전시장은 신진작가와 중견 이상으로 양분화돼 설 자리가 부족한 40대 작가를 중심으로 연간 3~4회의 기획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김기라의 개인전 '마지막 잎새'를 개관전으로 권오상·홍경택 등 국내 미술계의 중진급 작가들의 신작을 선보인다. 전시장은 별도의 출입구를 통해 외부인도 편하게 드나들 수 있다. 기존의 식상한 틀을 깨고 언제나 깨어 있는 예술공간으로 만든다는 게 김 본부장의 운영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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