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닷새 만에 나타난 안철수 '…'

문재인 지원·신당 창당 등 일절 언급 안해… 민주 속앓이 깊어져

안철수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의 침묵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퇴 선언 뒤 닷새 만인 28일 대변인을 통해 자기 소식을 전해왔지만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안 후보의 입만 쳐다보는 민주통합당의 속앓이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안 전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오늘 점심 안 전 후보가 잠시 서울로 올라와 본부장 및 실장 등 캠프 관계자 10여명과 만났고 이후 다시 시골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안 전 후보는 "지지자들과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큰 마음의 빚을 졌다"며 "평생 이 빚진 마음을 어떻게 갚을지 모르겠다. 꼭 갚아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지난 닷새 동안 자취를 감췄던 안 전 후보는 그 기간 지방 모처를 돌아다니며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는 등 휴식을 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를 도울지, 그렇다면 형식은 어떻게 될지, 대선 이후 신당 창당 등 '국민연대'는 어떻게 만들지 등 안 전 후보를 둘러싼 물음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다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당초 27일 예정됐다 연기된 해단식을 언제 열지에 대해서도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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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도운 캠프 인사들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안 전 후보는 별다른 수행자 없이 또 다시 지방으로 내려갔다. 이번주 내 해단식을 열고 그 자리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당초 전망은 현실화되기 어려워졌다.

안 전 후보의 침묵이 예상보다 훨씬 더 길어지면서 '문 후보와의 관계가 생각보다 심각하게 틀어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선이 불과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문 후보 지원도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단 이날 오찬 자리에서 안 전 후보는 "무슨 일을 할 때 제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지지해주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를 도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어떤 식으로든 문 후보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견해가 여전히 우세하다.

안 전 후보의 계속된 침묵으로 문재인 민주당 후보 측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민주당은 안 전 후보를 위해 공동선거대책위원장단이 총사퇴하면서 주요 의사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안 전 후보와의 단일화를 감안해 만들어진 각종 홍보물도 전혀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성준 문 후보 측 대변인은 "안 전 후보가 국민 앞에 약속한 것처럼 정권교체를 위해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낼 경우 안 전 후보를 압박하는 모양새로 비쳐질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게 민주당의 현주소다.

유병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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