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李씨는 오랫동안 거래해온 현대상선에 한가닥 기대를 걸었다. 지식경영 시스템인 「K-월드(WORLD)」를 확대, 외부 고객들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한 현대는 이런 고민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됐다. 李씨는 현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선박 스케줄을 체크, 자신의 스케줄에 적합한 선박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즉시 인터넷을 통해 수송의뢰를 하고 운임을 정한 후 계약을 마쳤다. 모두 인터넷 화면으로 처리한 것이다.며칠 뒤 자신의 공장으로 게임기 화물을 실어나를 트럭이 왔다. 현대상선의 의왕 내륙기지로 옮겨진 화물은 분류작업을 거친 뒤 곧바로 부산까지 직통으로 달리는 전용 열차에 실려졌다. 그리고 부산항 전용 터미널에 도착한 화물은 즉시 현대상선 초고속 컨테이너선에 선적, 미국으로 떠났다.
현대상선의 「K-월드」덕분에 화물 수송의뢰에서부터 선적까지가 이틀만에 끝났다. 예전같으면 피크시즌에는 일주일, 피크시즌이 아니라도 4~5일은 걸렸을 작업을 현대는 초스피드 서비스로 해결한 것이다.
화물 선적으로 李씨의 걱정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바이어와 약속한 그 날짜에 정확히 바이어의 손에 전달될 수 있을지가 우려됐다. 李씨는 다시 현대상선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화물을 싣고 가는 선박의 위치를 확인했다.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갖추고 있는 이 선박은 인터넷상에서 추적한 결과 LA를 향해 순항하고 있음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결국 李씨의 화물은 하루라도 빨리 도착하기를 바랐던 바이어의 기대대로 무사히 도착, 「고맙다」는 회신까지 받은 李씨는 이제 고민에서 완전 해방된 느낌이다. 내년에 이 바이어가 자신의 급박한 요구를 정확히 맞춰준 李씨에게 『더 큰 거래를 하자』며 달려드는 모습이 한눈에 선했다. 현대상선이 있는한 전세계의 누구와 어떤 거래를 하든 「납기를 맞출 자신있다」는 득의가 李씨 가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고 있었다.
문주용기자JYMO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