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에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삼겹살을 굽고, 노래를 부르고, 탬버린을 치겠다." 지난 26일 오후 6시께 서울 명동 기업은행 본점 뒤 공터에서 20대 청년 3명이 삽겹살을 굽고 노래를 부르고 탬버린을 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들은 이날 처음 만난 사이였다. 영하 8도의 추운 날씨였지만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저마다 휴대폰, 디지털 카메라를 손에 들고 이들을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들 청년이 이날 명동으로 나온 것은 바로 댓글 때문. 한 네티즌이 포털사이트 네이트닷컴 뉴스게시판에 베플(수많은 댓글 중 누리꾼의 가장 많은 추천을 통해 선정된 댓글)에 오르기 위해 댓글을 달면서 시작됐다. 대학 졸업반인 김성근(27)씨는 지난 4일 네이트닷컴의 한 기사에 리플을 달았다. 자신의 글이 베플이 되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명동 한복판에서 혼자 삼겹살을 구워 먹겠다는 것. 그러자 조영석(23)씨가 삼겹살을 구우면 김씨 옆에서 노래를 불러 흥을 돋우겠다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 김명관(29)씨는 조씨 옆에서 탬버린을 치겠다며 베플에 도전했다. 이들의 글은 각각 2,594명, 2,152명, 2,090명에게 추천을 받아 베플로 선정됐고 이들은 약속을 실천에 옮겼다. 다만 구청에서 사람이 많이 몰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엔 안전사고가 우려된다고 해서 날짜를 옮겨 이날 삼겹살 파티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