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달러 중심의 보유외환을 다변화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천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외환정책이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신화통신 등 중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후샤오롄(胡曉煉) 중국 외환관리국장은 지난 5일 외환관리국(SAFE) 웹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에서 “외화자산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보유외환 투자 대상을 계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미국채 매입을 축소하고 달러 아닌 유로ㆍ엔 등 다른 외환으로 보유외환의 비중을 옮길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외환관리국이 위안화 추가절상을 최대한 늦추고, 절상에 따른 국가적인 환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취한 조치라고 풀이하고 있다. 김두현 주중 한국대사관 재경관은 “위안화 추가절상이 강력히 요구되는 시점에서 나온 이번 조치는 과도하게 편중된 미국 달러화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환리스크를 관리하고 위안화 변동폭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중 미 달러가 너무 많은데다 쏟아져 들어오는 돈도 대부분 달러이기 때문에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국가적인 차원에서 큰 손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한 중국 정부가 환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위안화 추가절상 최대한 늦추기 위한 제스처라는 것.
따라서 이번 조치가 당장 위안화 가치변화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김범수 우리은행 베이징지점장은 “중국의 속셈을 시장에서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인한 위안화의 급격한 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ABN암로 런던 지점의 토니 노르필드 글로벌 외환전략팀장도 “중국이 급격히 미 달러화 표시 자산 투자에서 발을 빼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이번 발표가 달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달러화 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의 한 금융소식통은 “현재 중국 보유외환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미 달러 표시 자산이 다른 자산으로 본격 옮겨갈 경우 달러화 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