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중계유선방송국 사이에서 퍼져나가는 영화와 드라마 등 특정 장르 채널 개설에 대해 케이블TV 업계가 제동을 걸고나섰다.케이블TV 영화전문채널인 캐치원(채널 31)은 자사가 판권을 가진 미국영화「모탈컴뱃」을 광주 중앙유선방송이 불법적인 영화채널로 내보냈으며, 사전 허락없이 무단방송해 저작권을 침해받았다며 이 방송을 최근 광주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이어 이 영화의 무단방영으로 사업이 피해를 보았다며 광주지방법원에 1억원의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캐치원은 고소장에서 『중앙유선방송이 지난해 11월1일 0시55분부터 「모탈컴뱃」을 무단방영하는 방법으로 캐치원의 지적재산권을 무단 침해했다』며 이 행위가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계유선방송국에는 지상파방송의 동시중계나 녹음·녹화 중계송신만 허용된다」는 현행 유선방송관리법 조항을 근거로 장르별 재편성·편집방식은 일절 허용되지 않는데도 이른바 영화전문채널 운영이라는 편법을 이용해 「모탈컴뱃」을 무단방송한 것은 이 영화가 지상파 TV에서도 방송된만큼 중계유선이 방송할 수는 있으나 본래 취지대로 난시청 해소를 위한 동시방송이나 동시방송을 보완하기 위한 재방송이 아니라 영화채널 프로로「재편집·편성」까지 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논리다.
여기에는 일부 중계유선방송의 영화채널이 시청자들에게 캐치원과 비슷하게 뵤여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억울한」심정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을 거론한 것도 매우 강력한 대응이다. 캐치원이 소송에서 이길 경우 중계유선방송의 영화편성 관행은 제한받을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우선 영화의 저작권을 소유한 방송사와 영화사들로부터 유사한 소송이 잇따를 수 있고, 중계유선방송은 저작권 침해에 따른 법적 책임의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영화를 편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재편집·편성」의 범위에는 논란이 따르는게 사실이다. 중계유선방송을 관장하는 정보통신부측은 캐치원보다 유연한 논리를 펴고 있다.
정통부는 「녹음·녹화 중계송신의 경우 이 사실을 표시하고 편성책임자를 당해프로에 밝혀야 한다」는 유선방송관리법 시행령을 들어 편성 행위가 반드시 불법이라고 보지는 않고 있다.
방송프로를 첨삭하거나 내용에 변경을 가하지 않고 그대로 송신하기만 한다면, 장르별로 묶어 한 채널로 내보내는 것은 괜찮으리라는 해석이다.
캐치원의 소송은 중계유선의 중계유선 채널편성권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박연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