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이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내년부터는 신제품을 토대로 영업활동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유철근(58·사진) 보해양조(000890) 대표이사는 1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에 걸친 각고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 힘입어 한때 1,600억원에 달했던 금융부채 차입금이 400억원까지 줄어들었다"며 "신제품 '아홉시반' 소주를 무기로 수도권 시장 공략에 나서는 한편 기존 거점인 호남 시장에 대한 지배력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해양조는 65년의 역사를 지닌 주류업체다. 광주·전남 지역을 기반으로 소주 및 기타 과실주를 제조하고 있다. 주력 제품으로는 광주·전남 지역 점유율이 75%에 달하는 '잎새주'와 지난 2004년 출시 후 과실주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보해복분자주' 등이 있다. 매출 구성은 소주(62%)·과실주(27%)·기타(10%) 등이다.
보해양조는 2011년 당시 최대주주였던 보해저축은행의 부실로 인해 재무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유동성 위기와 더불어 임건우 전 보해양조 대표이사의 횡령배임 혐의까지 불거지며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유 대표는 "차입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규모가 1,600억원에 달했으며 그에 따른 연간 이자비용만 70억~80억원에 달했다"며 "한 해 영업이익이 고스란히 이자비용으로 나간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창해에탄올이 새로운 대주주로 들어서고 보해양조의 자체적 구조조정 작업이 가속화하면서 현재 재무구조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게 유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로 2012년 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보해양조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24억원을 거둬들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는 "유휴부동산 매각(450억원), 신주인수권 행사(70억원), 유상증자(160억원), 전환사채 발행(300억원) 등 잇따른 자본 조달로 2012년 417%에 달했던 부채 비율이 올해 3·4분기 기준 180%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연말에는 부채 비율이 150~160%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빚의 악몽'에서 벗어난 만큼 내년부터는 영업활동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유 대표는 수도권 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동시에 기존 텃밭인 호남 지역 지배력을 굳건히 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할 계획이다. 우선 최근 시장의 저도주 트렌드에 맞춰 내놓은 신제품 '아홉시반'이 수도권 시장 공략의 선봉장 역할을 맡는다. 유 대표는 "'아홉시반'은 역한 향, 쓴맛 등 기존 소주의 고통스러운 느낌을 제거한 신개념 제품이자 서울 시장 공략을 위해 만든 제품"이라며 "온라인 마케팅 등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에 최대한 많이 노출시킬 계획이며 내년부터는 매출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보해양조는 5월부터 '술자리가 학교다'라는 모토를 내걸고 온라인 주(酒)립대학을 설립·운영하는 방식으로 '아홉시반'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다양한 콘텐츠와 이벤트로 설립 두 달 만에 방문자가 3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아울러 유 대표는 기존 주력 제품인 잎새주를 내세워 호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단맛이 강해 다소 자극적인 잎새주와 염도 높은 호남 음식은 그야말로 찰떡궁합으로 한때 광주·전남 지역 시장 점유율이 90%에 육박하기도 했다"며 "광주·광양 등 타 지역 출신 인구가 많은 도시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현재 시장 점유율이 75% 수준까지 밀려났는데 이들의 소비 패턴을 철저히 분석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중국 등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특히 중국 사람들이 희석식 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현지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는 해외 기업과 제휴하는 식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