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05 유통가 핫이슈] <3> 주류업계 진로인수전 가열

'소주점유율 56%' 인수땐 업계왕자 등극…국내외 10여社 눈독


최근 박문덕 하이트 회장이 진로 인수를 공식 선언하면서 연초부터 진로 인수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시장 점유율 56%를 웃돌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진로를 인수할 경우 단번에 주류업계의 왕자로 부상할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진로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기업은 롯데ㆍCJㆍ두산ㆍ대한전선ㆍ하이트ㆍ동원 F&B 등 국내 6개 업체와 뉴브릿지와 UBS자회사인 어피니티 파트너스 컨소시엄, 세계 2위 주류업체인 얼라이드 도맥 등 10여개에 이른다. 또 기린ㆍ아사히ㆍ산토리 등 일본주류회사나 CVC캐피탈 등도 국내외 업체와 제휴관계를 맺고 지분 참여 형태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무려 인수대금만 2조원에 달하는 진로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자금 및 경영능력이 감안돼야 하는 만큼 롯데ㆍCJㆍ두산 중 하나가 인수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선 롯데는 아사히 등 일본 주류회사와 컨소시엄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서울고법이 지난해 인수업체와 피인수업체의 총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으면 기업인수를 규제한다는 공정위 기업결함심사 기준고시에 규정된 독과점 규제조항을 들어 지방소주업체인 무학의 대선주조 인수가 불가능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진로 인수건에도 이 규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그룹은 신준호 롯데 햄우유 부회장이 대선주조를 인수, 계열사에 편입시킨 상태여서 공정위의 규정을 적용하면 인수 자체가 어려워지게 된다. 두산도 이 같은 규정에 자유스럽지 못한 형편이다. ‘산소주’란 브랜드로 소주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산그룹은 최근 버거킹을 매각한데 이어 전분당업체인 두산CPK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등 진로 인수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진로 인수전에 대비해 중요한 평가항목으로 작용하는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미리 확보하고 인수자금을 비축해놓자는 의도로 볼수 있다. CJ의 경우 외국계 투자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로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로측 관계자는 “뉴브리지, 론스타 등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CJ 등 진로 인수에 관심이 많은 국내 대기업들을 찾아가 컨소시엄 형태로 진로 인수전에 참가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 맥주 1위업체인 하이트는 외국계 투자회사와의 컨소시엄으로 인수전에 참가할 방침이다. 하이트 박 회장은 “시너지 창출을 위해 진로를 인수하겠다”며 명실상부한 주류 시장 1위 달성 의지를 천명했다. 한편 진로 매각작업은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매각주간사 메릴린치 인터내셔널 인코퍼레이티드 증권의 실사작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각주간사가 늦어도 이달말에는 기업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어서 어떤 형태로든 진로 매각작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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