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그동안 토지시장은 침체돼 있었는데,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토지시장도 같이 살아나는 건가요?
A=토지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작년까지 거래가 크게 줄어 침체기를 이어왔습니다. 반면 땅값은 뚜렷한 변화 없이 일정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물론 충남권의 세종시 개발과 거제도의 거가대교 개통 등 대형 개발호재 지역에는 상승세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용산 지역 같은 곳은 역세권 개발 계획 좌초로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다만 토지시장은 전반적으로 거래부진 속에서도 큰 폭의 가격 하락 없이 안정세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토지시장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지난해 8·28대책 이후 거래량이 느는 등 토지시장에는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8·28 대책에 따라 비사업용 토지의 양도세 중과가 올해부터 일반세율로 완화된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규제 완화로 투자수요 회복 가능성이 높아져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뿐만 아니라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볼 때 일시적인 회복세로 여기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땅값이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그 이유는 토지시장도 수도권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가격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만큼 가격 상승 여력도 제한적입니다.
토지시장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친 비사업용 토지의 양도세 중과 완화도 회복에 걸림돌입니다. 양도세율이 올해까지만 6~38%의 일반세율이고 내년에는 10% 포인트 일괄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회복세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매도자들이 절세를 위해 올해 매각을 서두르면서 토지거래는 증가할 것입니다. 하지만 내년부터 양도세율이 다시 높아지면 매수세가 증가할 유인이 적습니다.
또한 신축 등 개발 관련 토지수요의 증가 여지도 과거처럼 많지 않습니다. 내수회복으로 주택건설과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의 신축 수요가 늘어난다면 토지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가계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난 탓에 구매력은 제한적입니다. 주택 가격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주택시장 회복세도 그리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수경기 침체가 여전한 점을 감안하면 상업용 건물 시장의 어려움은 여전합니다.
일단 토지시장은 바닥은 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이 하락하지 않은 토지 가격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급격하게 가격이 상승하거나 거래가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주택시장의 회복세가 빠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니 건물신축으로 인한 토지수요 증가도 많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분간 토지시장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