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방부대 군인 스트레스 무인도 고립 때와 비슷"

차태현 건양대 교수 논문 발표

"정신보건인력 부대 배치 시급"

GOP와 같은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의 스트레스 정도가 마치 무인도에 고립돼 있을 때와 비슷할 정도로 극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최근 발생한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과 같은 돌발상황을 막기 위해 전방군인들의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정신보건 인력의 부대 내 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차태현 건양대 직업치료학과 교수가 대한작업치료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한 '전방군인들의 고통체험(장종식·송병남 공저)' 논문에 따르면 전방군인들은 혹독한 추위 속에서의 생활과 감옥이나 무인도에 있는 듯한 고립감 등을 가장 큰 스트레스로 여기고 있다.


연구팀이 전방에서 군 생활을 했던 예비역 10명을 지난 2013년 3월부터 5월까지 심층 인터뷰해 작성한 이번 논문에 따르면 예비역 A씨는 "전방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은 사람 구경도 못하고 20여명이 무인도에 갇혀 있는 느낌"이라며 "고립된 공간에서 무엇이든지 견뎌내야 하고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적과 가까이 있다는 것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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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예비역 B씨는 "영하 30도의 추위에 적응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예비역 유모씨는 "군 생활 동안 추위와 싸우고 감기를 달고 살면서 폭설로 눈을 치우느라 허리와 목이 너무 아팠다"며 신체적 고통을 호소했다. 조모씨는 "선·후임들로 인해 갈굼과 욕을 먹고 표정관리가 되지 않아 더 욕을 먹었으며 선임들이 지날수록 증오스럽기까지 했다"며 부대 내 대인관계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했다. 상위계급 병사의 경우 부하가 새로 들어올 때마다 적응을 잘 시켜야 하고 자살이나 탈영할 경우 문책을 당할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연구팀은 전방군인들이 주로 느끼는 고통의 핵심 개념을 혹독한 추위, 자유가 박탈된 감옥 같은 생활, 주변 상황에서의 긴장과 대인갈등, 북한이 언제든 공격할 수 있다는 위협감 등으로 정리했다.

다만 연구팀은 군 생활의 고통을 이겨내고 극복하는 과정과 체험이 사회생활에 긍정적인 변화를 줬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차 교수는 "전방군인들의 경우 극한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정신적·심리적 영향에 의해 자살이나 탈영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정신보건작업치료사 등의 정신보건 인력들이 부대 내에 전문인력으로 배치되면 군인들의 심리적·정신보건적인 부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군 생활 적응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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