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 영웅전] 현찰의 유혹

제6보(101~142)


아직 승부의 저울추는 팽팽하다. 장쉬가 우상귀에서 과감하게 패를 해소하여 득점을 올렸으나 그것으로 확실하게 앞서나가게 된 것은 아니다. 요다는 요다대로 냉정침착한 수비로 역시 득점을 올렸기 때문이다. 우하귀에서 백이 살았다. 백2 이하 10까지의 수순은 초심자들이 외워둘 만한 것. 흑19와 백20은 각각 세력 확장의 요소였고 흑23은 마지막 남은 큰곳. 백이 24로 모양의 급소를 두었을 때가 문제였다. 장쉬는 여기서 5분 동안 망설였다. 26의 자리에 연결하면 튼튼하고 힘이 있다. 바둑용어로 '두터운' 곳이다. 그러나 백에게 25의 자리를 끊기는 현찰 손해를 각오해야 한다. 그것이 싫다고 25의 자리에 연결하면 실전의 진행처럼 백26 이하 30으로 이용당하게 된다. 어느 길을 택해야 할 것인가. 장쉬는 현찰을 선택했다. 흑25로 연결하여 우군 3점을 구출했고 그 대신 우변을 납작하게 눌렸다. 이 선택은 현명한 것이었을까. "미련한 선택이었다. 버리고 두었으면 20집은 족히 났을 우변이었는데 살리고 두었기 때문에 10집 정도로 줄어들었다." 장쉬의 장인영감 고이치의 따끔한 비판이었다. 참고도1의 흑1로 두텁게 잇고 3 이하 13까지로 우변을 키웠으면 확실한 흑승이었던 것이다. 장쉬가 현찰의 유혹에 넘어간 장면이다. 백34는 완착. 참고도2의 백1에 잇고 3,5로 두었으면 백이 유망한 바둑이었다. 실수를 주고받아 여전히 형세는 팽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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