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 단지 내 59㎡와 84㎡의 전셋값이 동일한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말 입주를 시작한 마곡지구의 마곡엠벨리 15단지다.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서 간혹 중소형 전셋값이 중대형을 앞지르는 경우가 있지만 서울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2일 마곡지구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마곡지구 마곡엠벨리 15단지 59㎡와 84㎡ 기준층 전셋값이 2억5,000만~2억6,000만원으로 동일한 수준이다. 두 주택형은 융자가 있는 매물의 경우 2억3,000만~2억4,000만원선에 구할 수 있다. 이 단지 맞은편에 위치한 14단지 84㎡의 시세도 같은 수준이다.
이 같은 현상은 마곡지구 내에 84㎡ 물량은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59㎡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마곡지구 SH공사 1차 분양분은 7개 단지 총 2,854가구인데 이 중 59㎡는 15단지 80가구가 유일하다. 상대적으로 물량이 충분한 84㎡는 잔금을 치르기 위해 계약자들이 물량을 대거 전세로 내놓으면서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15단지 59㎡의 전세는 한 달 전 시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3억원대였던 14·15단지 84㎡는 같은 기간 6,000만~7,000만원 하락했다. 이 지역 M공인의 한 관계자는 "잔금을 치러야 하는 7월 말에 가까워질수록 84㎡의 전셋값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즉 이 상태로라면 59㎡의 전셋값이 84㎡를 웃돌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곡지구 15단지는 지난 5월29일 입주를 시작했다. 총 1,171가구 중 일반분양은 416가구다. 한 달이 지난 6월29일 현재 1,171가구 중 558가구가 입주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매머드급 신규 공급이 있는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서는 중소형이 중대형 전셋값을 웃도는 사례가 종종 있지만 서울시내에서 소형이 가장 인기가 높은 84㎡와 같은 시세를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