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윈회가 어제 생명보험회사 상장을 위한 유가증권시장규정 개정안을 승인함으로써 18년 동안 끌어온 생보사 상장을 둘러싼 논란이 매듭지어졌다. 개정안은 상장차익을 보험계약자에게 나눠줄지를 놓고 논란을 빚었던 ‘이익배분’ 문구를 삭제해 생보사의 성격을 주식회사로 명확히 함으로써 상장에 관한 제도적ㆍ행정적 걸림돌을 모두 제거했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은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할 수 있게 됐으며 이르면 올해 안에 첫 상장 생보사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보험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생보사 상장의 길이 뒤늦게나마 트인 것은 다행이다. 생보사 상장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과 효과도 크다. 무엇보다 그동안 은행과 증권에 비해 열세였던 생명보험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외국계 보험사들과 대항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외국계 보험사들은 막강한 자본력과 선진 금융기법을 이용해 국내 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지난 2000년 5%였던 시장점유율이 최근에는 20%를 넘었다.
생보사 상장은 경영의 투명성를 높이고 재무구조와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경영 전반과 상품에 대한 공시가 강화됨으로써 수익성과 효율을 중시하는 경영이 정착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경영상태가 좋은 생보사와 상품을 고를 수 있게 돼 보험 서비스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이밖에도 주식시장에 우량주식을 새로 공급해 투자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 한편 자본시장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도 예상된다.
생보업계는 상장으로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그에 걸맞게 책임과 의무도 커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생보사 상장이 18년 동안 지연된 데는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생보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1조5,000억원의 공익기금을 조성해 사회공헌사업을 벌이기로 했지만 그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외국사보다 뒤지는 보상체계를 강화하고 상품경쟁력을 높여 국민에게 사랑받는 보험산업이 돼야 한다. 아울러 대형화ㆍ전문화를 통해 글로벌 금융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