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유럽연합의 불투명한 재정상황을 이유로 유럽 자산 매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을 방문중인 진리췬 CIC 감사는 한 포럼에 참석해 "중국이 유로존 채무정세를 주시하고 있지만 채무 해결방안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고위험 유럽 자산을 매입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유럽연합은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하고 중국이 유럽에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와 무역장애를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리췬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이 유럽 국채 등을 매입할 의사는 있지만 시장경제 지위 인정 등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가능하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각국은 최근 재정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 측에 유럽 국채를 매입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앞서 원자바오 총리도 지난달 중국 다롄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 개막연설에서 중국이 유럽 투자에 나서겠지만 먼저 유럽연합이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유럽연합과 미국 등 서방국은 중국에 반덤핑 보복 관세 등을 부과할 때 중국이 시장경제 지위에 있지 않다는 점을 주요 논거로 제시해왔다.
가오시칭 CIC 사장도 지난달말 국제통화기금(IMF)이 워싱턴에서 주최한 유럽재정위기 토론회에서"유로존의 경제위기 속에 세계가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지만 유럽은 중국을 구세주로 생각하지 말라"고 말했다.
한편 CIC는 지난해말 현재 자산총액만 4,096억달러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