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유통업계는 중소형 점포를 통한 틈새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부지난, 업체간 과당경쟁 등으로 갈수록 사업 여건이 어려워지는 할인점을 대신할 새로운 시장으로 슈퍼마켓 또는 미니 할인점 등 중소형 점포를 주목하고 있다.
할인점의 경우 업체들이 확보해둔 부지까지 감안할 경우 이미 포화 단계에 이른데다 추가 부지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비해 슈퍼마켓이나 미니 할인점은 아파트 상가 등을 중심으로 임차하거나 인구 5만명 규모의 소도시까지 진출할수 있기 때문에 부지 확보가 상대적으로 손쉬운데다 출점 비용도 저렴하다.
더욱이 불황이 지속되면서 슈퍼마켓이 경기에 덜 민감해 불황에 강한 유통업태로 각광받고 있어 유통업체들의 틈새시장 선점 경쟁은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지난 6월 250평 규모의 ‘수퍼익스프레스’ 1호점을 서울 중계동에 오픈한 이래 올연말까지 7개점을 개점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20여개를 추가 출점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홈플러스는 본래 영국 테스코 본사의 주력 사업이 슈퍼마켓이었던 만큼 영국의 노하우와 할인점 사업의 노하우를 접목시켜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할인점 홈플러스에서 사용중인 마일리지 카드를 슈퍼마켓에도 도입,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홈플러스와 수퍼익스프레스를 양대축으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올초 한화유통의 25개 점포를 인수, 슈퍼마켓 사업 강화에 나선 롯데쇼핑도 9일 서초점을 오픈하면서 점포수 41개점에 올 매출 3,000여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슈퍼는 내년에도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10개 이상의 점포를 오픈하는 등 장기적으로 200여개까지 점포수를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도 현재 100여개까지 대형 할인점 부지 확보가 마무리됨에 따라 중소형 이마트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이마트는 2007년까지 100개 점포망이 구축되면 대형 점포 입지는 더 이상 어렵다고 보고 앞으로 5만명 규모의 상권에 20여개의 중소형 점포를 출점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재 이마트는 1,000평 미만의 미니 할인점인 ‘이마트 에브리데이’ 신월점과 수내점을 운영, 중소형 점포의 운영 노하우를 축적중이다.
월마트 코리아도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미국에서 운영중인 SSM ‘네이버후드 마켓’의 노하우를 도입, 국내시장에서 대형 슈퍼마켓을 운영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슈퍼마켓 1위업체인 LG유통도 ‘수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77개 슈퍼마켓을 운영중인 LG유통은 그동안 지상 1층에 영업면적 350평 이상의 단독 점포를 원칙으로 삼아왔으나 단독 건물 확보가 어렵고 경쟁업체들을 의식, 내년부터는 상가내 매장에도 출점할 방침이다.
LG슈퍼마켓 사업부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 매출이 지난해보다 5~6% 늘어난 8,000억원에 이르는 만큼 내년에도 10여개의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