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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9시 20분께 발생한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아파트 화재 참사. 최초 화재신고 접수 후 6분 안에 도착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는 소방관계자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왜 128명이라는 사상자를 냈는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소방관계자와 주민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가연성 외벽과 밀집된 건물, 좁은 골목 그리고 미비한 법 제도 등 또 한 번의 '예견된 참사'였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첫 번째 관심은 건물의 소방방재 장치의 설치와 작동 유무로 쏠린다. 우선 처음 불이 난 대봉그린아파트와 드림타운아파트 등 10층짜리 건물 2곳에는 스프링클러는 없는 상태다. 건축법상 11층 이상 아파트만 설치가 의무화됐다는 것이 이유다.
건물 내 화재경보기의 설치와 작동 여부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국민안전처와 의정부소방서는 화재경보기가 모두 설치 돼 있고 화재 시 경보기에 누군가 건드린 흔적이 있어 작동도 이상이 없었다고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피해 주민들의 증언은 엇갈린다. 드림타운에만 경보기가 울렸다고 말했다. 13층부터 불이 붙은 해뜨는마을의 경우 거주자가 눌렀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 지점에서 평소 기기의 하자가 없었는지에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김석원 의정부소방서장은 이날 해뜨는마을의 경우 2013년 4월 3일 건물이 준공됐기 때문에 소방검사를 실시한 적 없다고 밝혔다. 대봉그린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10월 15일 소방검사를 받는 등 과거 소방안전 검사를 받았지만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대봉그린아파트의 신모(33)씨는 "평소 오작동이 많았다"고 말했다.
건물 간격이 1m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도 화재를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대봉그린아파트에 사는 백모(26)씨는 "불이 나 옥상에 올라갔는데 연기 때문에 견딜 수 없어서 옆 건물로 뛰었다"고 말했다. 이 건물은 지상 11층 높이다. 즉 이 같은 높이에서 옆 건물로 뛴다는 건 얼마나 건물 간격이 좁은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손경식 의정부 부시장은 "화재 발생지역은 상업지구라 건축간격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화재 발생 현장의 위치도 피해규모를 키웠다. 화재 발생 지점은 의정부시청역 뒤쪽 좁은 골목. 이에 소방서 관계자들은 빨리 도착한 소방대원들도 지하철 선로 등으로 진압 작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건축물의 자재도 사고 규모를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이 아파트의 단열이 드라이비트공법이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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