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날… 은행 창구 가보니

"반차까지 냈다" 개점 전부터 대기 행렬… 한도 조기소진 전망<br>"2%대 저금리로 갈아타자"… 15분에 한통 전화 문의도 빗발<br>자격요건 미달, 발길 돌리기도<br>국민銀 '기동인력반' 투입 눈길… 마감시간 후에도 상담 이어져

윤종규(왼쪽) KB금융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점 영업부에서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한 고객과 직접 상담을 나누고 있다. /이호재기자

"저금리로 갈아타자" 북새통… 오후되자 열기 점차 달아올라

15분에 한통 전화 문의도 빗발… 자격요건 미달, 발길 돌리기도


국민銀 '기동인력반' 투입 눈길… 총 한도액 20조 조기소진 전망


24일 오전9시. 서울 여의도 소재 우리은행 서여의도 지점에는 객장 문을 열기도 전부터 고객 3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직장인 밀집지역인 만큼 오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법이 없는데 이날 출시된 안심전환대출 때문에 생소한 풍경이 연출된 셈이다.

은행을 찾은 A(40)씨는 "전날 은행을 방문해 대출서류 등을 준비해왔지만 최종 대출 전환까지는 3주가량 걸린다고 들었다. 원리금 상환을 바로 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기존 대출에 비해 0.9%포인트가량 저렴해 대출을 갈아타기로 했다"며 웃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업점을 찾는 고객은 불어났다. 오전11시께. 국민은행 서여의도 지점에는 13명의 대기인이 자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지점의 청경은 "오전9시부터 대기인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면서 "대출상담을 하는데 약 30분가량 소요되는 만큼 대기 번호가 뒤에 있는 고객들에게 식사를 하고 오라며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 시간은 점차 길어졌지만 고객들의 표정은 밝았다. 이 지점을 방문한 B(56)씨는 "2001년께 연 5.1%의 대출을 받았는데 안심전환대출을 통해 금리를 절반가량 아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날부터 은행 창구가 고객들의 가입 문의로 북새통을 이뤘다. 창구가입안내부터 전화문의 응대까지 일선 지점의 은행원들은 자리를 뜰 수 없을 정도로 고객을 맞이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고객들은 긴 대기 시간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많게는 기존보다 반값까지 싸게 받을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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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4시 현재 안심전환대출 실적은 *건, *조*억원을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면 총 한도액 20조원의 조기 소진이 예상된다.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역시 연 2.53~2.75%의 파격적인 금리 덕분이다. 이는 주택금융공사의 적격대출(3.2%)보다 0.6%포인트가량 낮은 수치다.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열기는 창구가 문을 열기 전부터 달아오르더니 오후 지나 더욱 뜨거워졌다.

국민은행 명동 지점과 여의도 본점은 객장 문을 여는 순간 10여명이 넘는 고객들이 안심전환대출 상담을 받기 위해 쏟아져 들어왔다. 영업점을 방문한 C(50)씨는 이날 연 4.14%의 기존 대출을 연 2.63%로 갈아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C씨는 "오전 반차까지 내며 은행을 방문했다"며 "6년 전에 대출을 받았는데 그동안 기준금리가 꾸준히 하락해 대출금리의 압박감이 심했는데 묵은 때를 벗겨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주거밀집지역에는 손님들이 더욱 북적였다. 이날 오후 강북 아파트 밀집지역 소재 하나은행 영업점을 방문한 D(49)씨는 "지난해 3월 아파트 구입시 잔금 용도로 대출 2억원을 3.7% 고정금리 후 변동되는 혼합형 금리로 받았는데 이번에 연 2.65%의 고정금리로 대출을 신청해 월 17만5,000원을 아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화 문의도 빗발쳤다. 하나은행 서여의도지점 관계자는 "전화를 15분에 한 통꼴로 받고 있다. 상담시간이 10분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하면 계속 전화기를 붙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자가 싸진다는 장점은 있지만 당장 다음달부터 원리금 상환의 부담을 져야 한다는 소식에 대출전환을 고민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E(40)씨는 "금리 메리트가 높다는 생각에 지점을 방문했다"면서도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면 당장 매달 10만원 상당의 이자를 아낄 수 있지만 다음달부터 원리금 200만원 정도를 갚아야 하는 부담 때문에 대출전환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창구에 왔지만 자격 요건이 되지 않아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속출했다. F(36)씨는 "혹시나 해서 영업점을 들러 자격 여부를 확인해봤지만 '5년 이상 고정금리' 조건에 해당하지 않아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됐다"며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하면 연간 약 180만원의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고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뜨겁자 은행도 별도 안심전환대출 전담 창구를 만들고 영업장별로 마감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지점별 안심전환대출 전담창구를 지정했다. 또 본점 직원 총 180명을 혼잡이 예상되는 영업점에 파견하고 별도의 기동인력반 40명을 편성했다. 안심전환대출을 취급하는 우리·하나·외환·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은 오후4시 마감시간 이후에도 대기고객이 있을 시 대출상담을 진행했으며 신한은행은 영업장별로 마감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했다.


신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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