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진통을 겪었던 하이닉스 이천 공장 증설문제가 관련 법령의 제ㆍ개정으로 해결되게 됐다.
그러나 앞서 하이닉스는 올해 신규 증설 계획이 없다고 밝힌 만큼 곧바로 이천 공장 증설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29일 특정수질유해물질을 검출한계 미만으로 처리하고 사고대비 시설을 갖추면 기존 폐수배출시설의 공정 전환 등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법령의 제ㆍ개정 고시안을 입안 예고했다.
허용 대상 특정수질유해물질은 ▦구리 및 그 화합물 ▦디클로로메탄 ▦1,1-디클로로에틸렌 등 3종으로 현행 법령상 특별대책지역과 배출시설 설치제한지역 내에는 폐수 무방류 배출시설만 허용됐으나 이번에 기준이 바뀌게 됐다.
현재는 특정수질유해물질을 배출하는 공장은 특별대책지역과 배출시설설치제한지역에서 신ㆍ증설이 엄격히 제한되고 구리성분 폐수를 배출하지 않는 무방류시설을 설치할 경우에만 증설이 허용돼 사실상 하이닉스 이천 공장의 구리공정 증설이 불가능했었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환경오염 처리기술의 발전에 따라 수질이나 수생태계에 영향이 없는 수준까지 오염물질을 고도처리하는 시설이 가능해져 고시를 제ㆍ개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리는 검출한계(8ppb) 미만으로 처리하면 현행 공정시험 기준에 사용되는 물벼룩뿐 아니라 발광박테리아와 가장 민감한 조류에도 생태독성이 없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비상시 사고에 대비해서는 폐수를 2일 이상 저류하는 시설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설 기준을 만족하면 기존 폐수무방류배출시설도 검출한계 미만 시설로 전환할 수 있으며 기존 공장 증설 때에도 양쪽 중 선택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이닉스는 이번 법령 제ㆍ개정에도 불구하고 당장 이천 공장 증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천 공장 증설 계획이 환경규제 때문에 막히자 청주에 공장을 지어 지난 2008년 기공을 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21일 개최한 '2009년 실적 발표회'에서 신규 증설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올해 투자 계획을 밝혔다. 다만 하이닉스는 청주 M11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현재 4만5,000장에서 올해 말까지 8만장으로 늘리기 위해 7,000억원을 투자해 장비를 추가하고 웨이퍼 투입량을 늘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