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분양 시장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주택 청약통장에 새로 유입된 금액도 역대 최대 규모인 16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정부가 올해 목표로 세운 10조원 수준을 훌쩍 넘긴 액수다. 특히 오는 7월부터 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예금·청약부금 네 가지로 운영되던 청약통장이 청약종합저축으로 일원화되면 신규 계좌가 증가해 액수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청약통장 신규 가입이 증가하면서 총 16조2,000억여원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실적인 14조7,235억원보다 1조5,000억원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정부는 당초 국민주택기금 운용계획안을 통해 지난해 청약통장을 통한 기금 조성 목표치를 10조6,768원으로 잡았지만 이보다 151% 늘어난 5조5,000억원가량을 추가 달성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신규 분양 시장에서 지난해 내내 좋은 성적이 나오자 실수요자들의 통장 가입이 이어졌으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1,757만6,679명으로 전년 같은 달(1,620만9,822명)에 비해 136만6,857명이 증가했다. 청약통장 가입 증가자 수는 △지난 2010년 89만8,877명 △2011년 6만7,300명 △2012년 2만6,818명 △2013년 130만4,765명 △2014년 136만6,857명으로 최근 2년 동안 증가세가 대폭 커지는 모양새다.
국토부는 7월 네 가지로 분할 운영되던 청약통장이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통폐합되면 이전에 비해 금액이 1.2%(2,000억원)가량 추가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11년부터 인기가 주춤하던 청약통장이 다시 살아난 이유는 분양 시장의 호황과 저금리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분양 물량은 전국 33만4,033가구로 전년보다 5만1,072가구 증가했으며 청약도 부산과 대구를 중심으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7.13대1이었으며 1위를 차지한 부산은 20.92대1을 나타내기도 했다. 금리 역시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1%대까지 내려온 반면 청약통장은 3%대의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데다 소득공제 한도도 올해부터 종전 120만원의 40%에서 240만원의 40%로 2배 늘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1순위 요건·무주택자 인정 기준 완화 등 청약제도 개편까지 겹치면 가입자 증가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기 때문에 내 집 마련 전략을 꼼꼼하게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수도권 1순위 요건이 1년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세대주 외 세대원들까지 통장에 가입해서 당첨 확률을 높이고 특별공급 대상에 포함되는지 사전에 살피는 것도 필요하다"며 "분양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청약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으니 원하는 지역과 단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