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증시 올 5~8% 성장할듯

올해 미 주식시장은 어떻게 될까.대다수 전문가들은 5~8%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연 20%의 상승세를 기록했던 지난 90년대와 비교했을 때 크게 낮은 수치다. 그러나 마이너스를 보였던 지난 2000~01년보다는 분명 나아진 것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2000년 10.1%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 13% 급락하면서 2년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와 나스닥 지수 역시 지난해 각각 7%와 21% 하락하면서 2년 연속 마이너스로 성장했다. 실제 2년 연속 주가지수가 하락한 경우는 지난 1929년 대공황이후 4번밖에 없었을 정도로 드물었다. 가장 최근의 일도 오일쇼크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1973~74년이다. 이에 따라 지난 90년대 경이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주식시장이 2년간 조정을 거쳐 이제 정상적인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 비즈니스스쿨의 제레미 시겔 교수는 "이제 90년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낮은 수익률 시대가 도래했다"면서 "아직도 주식시장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인식에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에스 트러스트의 수석 펀드 매니저인 프레드 테이러도 "증시 열풍은 이제 끝났다"고 전했다. 주요 투자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미 증시가 연 10% 미만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의 귀재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은 앞으로 5년간 연 7% 또는 8%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펀드인 유에스 트러스트의 테일러는 이보다 낮은 5~8%로 예측했다.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의 애널리스트인 토비아스 네코비치는 9% 정도의 주가상승을 기대했다. 아직 90년대 폭등 장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쉽겠지만 현 금리 수준을 봤을 때 이 정도의 성장세도 상당히 괜찮은 것이란 게 이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일부 낙관론자들은 올해 증시가 급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2년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이후 급등세를 보였던 지난 70년대를 그 예로 들고 있다. S&P 500 지수는 2년연속 급락했던 다음해인 지난 75년 32% 가량 급등했으며 76년에는 19%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또다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예측이 적중한다면 미 주가는 2차세계 대전이 시작됐던 1939년이후 처음으로 3년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주가급등에 대한 기대를 버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셰퍼 투자조사의 최고경영자인 버니 셰퍼는 "지난 2년간 큰 손실을 본 개인투자가들은 최고치 경신이 다시 이뤄지기를 기대하는 성향이 있지만 시장은 기대한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이제 투자자들이 인식을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역사상 미국의 주가지수가 연 8.4%의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통계에 대비해 봤을 때 나스닥지수가 5,000포인트를 돌파해 새로운 최고치를 경신하기 위해서는 12년 지나야 한다. 그러나 아직 이 같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개인투자가들이 많다. 2년간 주가하락으로 120만달러가 10만달러로 줄어든 텍사스주의 개인투자가 벤 선은 "8~9%는 말도 안된다"며 "최소한 15~20%는 될 것"이라고 희망 섞인 주장을 했다. 한편 오하이오주의 칼 놀 변호사는 "6~8%의 성장은 행복하지 않은 수치"라면서도"대세라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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