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다는 글로벌D램시장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한국 기업들과의 '치킨게임'에서 밀리면서 경영난에 허덕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법정관리에 해당하는 회사갱생법 적용 신청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말 현재 엘피다의 부채 총액은 4,800억엔(6조7,000억원 상당)에 달하며 오는 3월 말에 끝나는 2011회계연도의 적자규모만도 1,000억엔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엘피다가 법정관리로 내몰린 것은 4월 이후 도래하는 채무상환 자금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경영회생을 위해 사활을 걸고 벌여온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및 대만 난야와의 경영통합 협상에서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가운데 정부 및 채권은행들과의 추가 자금지원 협상이 최종 결렬되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에 따르면 2009년 경영악화로 1,400억엔 규모의 금융지원을 받은 엘피다는 3월22일 회사채 150억엔, 4월2일에는 은행대출 잔액 770억엔의 일괄상환 기일을 각각 앞두고 있었다.
신문에 따르면 엘피다의 최대 채권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과 주요 거래은행들은 추가 자금지원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경영정상화 계획을 제출하도록 회사 측에 요청해왔다. 회사 측은 자국 내의 유일한 생산공장인 히로시마 공장 매각 등 대대적인 비용절감을 추진해왔으나 경영재건계획의 핵심인 마이크론ㆍ난야와의 경영통합이 난항을 겪으면서 자구노력을 통한 경영회생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채무가 동결되는 법정관리가 적용되면 엘피다는 자산매각과 경비절감, 공적자금 지원 등을 통해 다시 한번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D램 세계시장 점유율은 삼성이 45.1%, 하이닉스반도체가 21.6%로 각각 1, 2위를 달리고 있으며 엘피다가 12.2%,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12.1%로 뒤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