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는 전세계 관광객들이 뮤지컬을 보이 위해 몰려드는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다. 뮤지컬을 보기 위해서는 적게는 한달, 많게는 1년전부터 예매 전쟁을 치러야 할 정도로 브로드웨이는 뮤지컬의 메카이자 뉴욕을 상징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시가 뉴욕 브로드웨이처럼 돈화문과 종로3가역 770m를 국악거리로 조성해 전통문화인 국악을 서울의 대표 브랜드로 내세워 관광한류 상품으로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17일 서울시는 오는 2016년 개관하는 돈화문 국악예술당을 주축으로 돈화문에서 종로3가역까지 구간을 '국악로 문화지구'로 지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서울시 국악 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시는 창덕궁 돈화문부터 종로3가역에 이르는 770m를 국악으로 특화하기 위해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 2016년 지구단위계획으로 국악로 문화지구를 지정할 계획이다. 국악로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돈화문 맞은편에는 국악전문공연장인 '돈화문 국악예술당'이 2016년 초 개관예정이어서 국악메카로 부상할 전망이다.
시는 또 'K팝'에 이어 'K-국악'을 신한류 관광상품으로 만든다는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이를 위해 '남산~국악로~북촌' 을 잇는 국악벨트 집중 육성하고 인근 공연장과 관광자원 촘촘히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시 관계자는 "남산의 국립극장부터 남산골한옥마을, 남산국악당과 국악로의 돈화문 국악예술당, 북촌의 북촌창우극장까지 이르는 공연장과 창덕궁, 종묘, 운현궁 등 주변 관광자원을 촘촘히 연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남산~ 북촌 유동인구가 30만명으로 국악벨트 조성으로 인한 유동인구가 가세하면 큰 시너지가 기대될 것으로 시는 전망하고 있다.
국악로에 흔적만 남아있는 국악사양성소, 조선정악전습소, 판소리 명인의 사저 등도 스토리텔링을 통해 관광상품으로 만들 계획이다. 국악사 양성소는 1955년 종로구 운니동에 문을 연 국립국악원의 부설기관으로 국가 차원에서 음악인을 양성하던 최초의 국악 교육기관이고, 조선정악전습소는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음악교육기관으로 거문고, 가야금, 가곡, 성악 등 동·서양악을 모두 다뤘다. 시는 이같은 역사성만 잘 복원하면 괜찮은 관광상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전문가와 함께 보존 활용 방안을 검토 한 후 표지판·안내판 설치 등 표징을 통해 국악명소로 조성하게 된다.
시는 이렇게 발굴된 국악명소와 주변 국악시설, 상설공연, 국악행사 등과 연계한 도보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해 국·내외 관광객들이 꼭 들리고 싶어하는 국악 테마 관광지로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 시범운영을 거쳐 2016년에 사전예약제를 통한 상설운영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국악로 인근 국악기 공방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 투어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개발키로 했다.
서울시는 전문공연장인 남산국악당의 '서울, 아리랑' 상설공연부터 공연장이 아닌 일상에서도 부담없이 국악 등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국악로 야외공연, 청계천로·연세로 등 보행전용거리를 활용한 국악공연 등을 선보인다. '서울, 아리랑'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전문가 자문을 통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리랑, 판소리 등 우수한 한국 전통음악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작품으로 아리랑의 선율과 라이브 퍼포먼스를 통해 서울의 자연, 일상, 변화, 미래 그리고 현재의 서울모습을 국내·외 관람객에게 선보이게 된다.
한문철 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우리 고유 문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활성화되지 못했던 국악 인프라 확충과 대중화를 통해 국악을 새로운 한류의 축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존·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