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 이자가 2.5~3.5% 정도인 가운데 일부 펀드는 배당 수익률만으로 이 수익률을 따라잡았다. 역사적으로 시중금리와 펀드 배당 수익률이 비슷한 수익률 수준에서 만난 것은 처음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고배당주 또는 배당을 많이 주는 우선주에 주목한다면 배당만으로 시중금리만큼 수익을 내고 보유 주식이 재평가되면 초과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 우선주의 경우 새 정부 정책 변화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데다 장기적으로 보통주와의 괴리율이 줄어들면 예상 밖의 높은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 투명성이 강조되는 정책이 시행되고 고수익이 나는 투자 기회가 줄어드는 환경 때문에 기업들이 앞으로 배당을 점차 늘릴 것이라고 조언한다. 박인희 신영자산운용 펀드 매니저는 "기업 오너들은 이제까지 회사에 있는 돈을 지신의 돈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배당을 많이 안 했었는데 최근 경제민주화, 일감 몰아주기 금지, 대기업 총수의 배임ㆍ횡령으로 인한 교도소행 등의 이슈가 그런 생각에 변화를 가져왔고 점차 기업 경영이 투명해질 수밖에 없다"며 "오너들도 자신들이 투자한 것을 배당을 통해서만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잉여 현금이 많은 회사를 중심으로 배당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매니저는 이어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국면이라 고수익이 나는 투자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며 "옛날에는 현금이 많아도 투자를 해야 한다면서 배당을 줄일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만한 투자처가 적어 내부에 쌓인 현금이 많아질수록 주주들의 배당 요구는 거세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국내에 설정된 배당주 펀드의 절반 이상은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 3년 수익률이 높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3년 수익률이 있는 22개 배당주 펀드 중 12개 펀드가 국내 주식형 펀드의 3년 수익률(11.76%)을 넘는다. 신영밸류고배당(주식)C1은 3년 동안 35.85%의 수익률을 내기도 했다.
새 정부의 정책 변화로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던 우선주에 관심을 가질 시기라는 분석도 있다. 의결권이 없는 데다 적은 거래량과 낮은 배당 수익률 등으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던 우선주는 새 정부 정책 변화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상법 개정, 다중대표소송제, 집중ㆍ전자투표제 도입을 통한 소액주주 권익 강화 등이 포함된 경제민주화 정책이 진행됐다"면서 "기업 투명성이 높을수록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은 축소되고 소액주주의 이익 훼손이 감소하기 때문에 주주 간 누릴 수 있는 기업가치의 차이가 없어져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의 가치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새 정부의 강력한 경영 투명성 강화 정책으로 의결권 프리미엄은 축소될 수밖에 없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저점 수준인 우선주에 대한 재평가가 예상된다"며 "배당 수익률이 회사채 금리 2.85%(AA-)를 상회하는 우선주 39종목의 배당 수익률은 평균 5.5%로 저성장ㆍ저금리 시대에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우선주 중 배당 매력, 밸류에이션, 재무적 안정성, 시가총액 등을 고려해 삼성전자 우선주, 현대차 우선주, LG화학 우선주 등 7개 종목을 추천하기도 했다.
신영자산운용도 이런 흐름에 맞춰 우선주 펀드에 더 집중할 예정이다. 박 매니저는 "우선주들은 보통주 가격의 3분의1 수준이라 보통주 대비 배당 수익률이 3배에 이르고 이런 매력이 부각돼 우선주 가격이 올라 보통주와의 괴리율이 30%로 줄면 두 배의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다"면서 "괴리율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시점을 정확하게 예측하긴 어렵지만 그때를 대비해서 우선주를 80% 정도 편입하는 펀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