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위축·경기회복기대 부동자금 유입/매도물량 대기 88년식 장세폭발은 없을듯지난 87, 88년 주식시장을 주도 했던 「트로이카 장세」가 다시 재연될 것인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주식시장에서 금융, 건설, 무역주 등 이른바 「트로이카 주식」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며 주가지수를 힘차게 끌어올렸다.
그동안 증권주와 일부 중저가 대형제조주에 집중됐던 매수세가 은행뿐 아니라 건설과 무역주로까지 확산된 것이다. 이는 지수상승속도가 빨라지면서 초조해진 일반투자자들과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서둘러 저가대형주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식시장이 최근 수년간 보지못했던 흐름을 보이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과거의 트로이카장세가 다시 재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리하락, 엔화강세 등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외국인투자자금에 이어 개인투자자들까지 매수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기 시작함에 따라 풍부한 증시자금에 의해 대형주들이 움직이는 유동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이같은 기대를 뒷받침한다.
또 부동산투기의 길이 제한되고 기업설비투자의 둔화로 잉여상태를 보이고 있는 시중 부동자금이 2년여동안 소외받아온 트로이카주식들로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리, 환율, 유가의 이른바 「3저」호황을 누렸던 87, 88년과 지금의 경제여건이 매우 유사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3저호황에 따른 무역흑자로 해외에서 대거 자금이 유입된데 비해 지금은 아직 경기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았으며 외국인투자자금에 의해 상승세가 촉발됐다는 차이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 이전에 비해 주식시장의 규모가 대폭 확대된데다 추가상승시마다 기관투자가들의 매도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 같은 「폭발적」인 트로이카장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데는 큰 이견이 없다.<장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