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17일 KRX금시장의 거래 활성화를 위해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일정 자격을 갖춘 유통업자에게 금지금(순도 99.99% 골드바) 공급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수입업자가 KRX금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수입금 브랜드도 늘리기로 했다. 현재는 KRX금시장에 금을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이 금 생산업자와 수입업자로 한정돼 있다.
거래소가 제시한 자격은 3년 이상 귀금속 관련 유통업을 영위하고 적격 생산업자와 금지금에 대한 계속공급계약 또는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한 최근 3사업연도 연간 매출액 100억원 이상 및 자기자본 1억원 이상인 금 유통업자다.
이번 제도 개선은 KRX금시장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금 공급 사업자를 늘리고 수입 브랜드를 확대해 시장 가격보다 저렴한 대형 제련업자의 금지금 물량도 금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포석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시장 참여자들 대다수가 소규모 사업자인 탓에 하루에 100~200㎏씩 물량을 넘겨야 하는 고려아연과 같은 대형 제련업자는 시장에 들어올 수가 없다"며 "대형 유통업자가 장외에서 대형 제련업자의 물량을 매입해 장내(KRX금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다면 금시세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이번 결정으로 정련금 공급이 미미했던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 생산업자들에 비해 고금 수집능력이 뛰어난 유통업자들이 금목걸이나 금반지 등을 수집해 생산업체로 보내고 정련과정을 거쳐 다시 금시장으로 들어오는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2월에는 실물 사업자가 협의된 가격과 수량으로 대량으로 금을 거래할 수 있는 협의대량매매도 도입할 예정이다. 협의대량매매 최소 거래단위는 현재 KRX금시장 실물인출 가능단위(1㎏)의 5배인 5㎏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