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지난 3년간 티쏘는 매해 10~20%씩 성장을 해왔습니다. 수익 면에서 중국 다음으로 아시아에서 두 번째 큰 시장이죠. 단순히 젊은 세대를 목표로 삼은 게 아닌 '젊은 감각'을 타깃으로 161년 스위스 브랜드의 정통성과 혁신을 두루 접목한 게 소비자 마음을 얻은 이유인 것 같습니다. 내년 한국시장만을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도 펼칠 예정입니다."
지난 20일 인천 연수구 쉐라톤인천호텔에서 만난 프랑수아 티에보(67·사진) 티쏘 사장은 한국시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내비치며 이같이 말했다. 티쏘는 세계적인 스위스 시계 회사 스와치그룹 내에서 오메가·론진과 함께 핵심으로 손꼽히는 브랜드다. 티에보 사장은 "'금(金)의 가치를 은(銀)의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브랜드 철학대로 다른 프리미엄 시계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50만∼80만원)을 유지해오는 게 2030 젊은 세대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티쏘는 내년 서울을 대표 타임존으로 설정한 '네비게이터' 모델을 출시, 한국시장을 겨냥한 특별 제품을 내놓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티쏘 네비게이터는 지난 1953년 창립 100주년에 맞춰 선보인 티쏘 브랜드 정신을 대표하는 시계로 꼽힌다. '손목 위의 지구'라는 슬로건에 맞게 원하는 도시에 시각을 맞추면 그 도시에 맞춰 시침·분침이 돌아 다이얼(시계판)에 있는 세계 각국 도시의 시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에는 티쏘 창립 160주년에 맞춰 '헤리티지 네비게이터'로 한 차례 모델을 수정해 선보이기도 했다. 내년 티쏘 정통성의 상징 격인 이 제품에 서울 타임존을 넣어 특별 제품을 내놓는 것은 한국시장에 대한 티쏘 경영진의 남다른 애정을 드러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티에보 사장은 "현재 유럽시장에서 시판 중인 '솔라터치'도 내년 아시아, 특히 한국을 우선순위에 두고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며 "태양열로 15분 정도만 충전하면 적어도 1년 동안 배터리 교체 없이 사용 가능한 친환경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티에보 사장은 "'스마트워치'라는 큰 물결에 티쏘를 포함한 스위스 시계산업의 타격을 말하는 이들도 많지만 티쏘는 단순히 디지털기기의 크기를 축소시켜 손목 위에 얹어놓은 '도구시계(gadget watch)'가 아닌 시계 본연의 클래식한 기능에 혁신기술을 가미한 제품으로 그 출발부터가 다르다"고 말했다.
티쏘는 다음달 4일까지 진행되는 인천아시안게임 공식 타임키퍼(시간계측기구)로 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이를 기념해 한정 제품을 선보이며 국내시장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티터치2' 등 한정판 제품 뒷면에는 인천아시안게임 공식 로고가 새겨져 있다. 올해를 상징하는 의미로 2014개만 한정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