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툭하면 사고… 어디 맘놓고 살겠어요

■ 구미, 불산 이어 염소 누출까지…<br>산업단지서 염소가스 누출<br>인근업체 10여명 병원 치료<br>사고 잇따라 주민 불안 커져

5일 염소 가스 누출사고가 난 경북 구미의 구미케미칼 공장에 투입된 119대원이 방호복을 벗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와 올해 불산 누출로 큰 피해를 입었던 경북 구미에서 이번에는 유독 화학물질인 염소가 누출됐다. 이에 따라 최근 6개월 동안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유독가스 누출사고는 구미 3건, 상주 1건 등 모두 4건에 달한다.

5일 대구지방환경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8시50분께 구미시 공단동 구미국가산업단지 1단지에서 화공약품 전문 취급업체인 구미케미칼에서 기계 고장으로 염소가스 1리터(추정)가 누출됐다.


이 사고로 직원 서모씨(35세)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근 업체에서 근무하던 10명도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평소 이 회사에는 10명이 근무하면서 대형 저장 탱크를 갖추고 각종 화공약품을 희석시키거나 소량으로 분류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는 서씨와 동료 두 명이 탱크에 있는 염소를 20리터 용기에 옮겨 담는 과정에서 가스가 분출됐으나 송풍기가 고장 나 가스가 공장 내로 역류하면서 발생됐다. 이에 이들은 즉시 관계기관에 신고하는 한편 직원들을 대피시켜 더 이상 피해가 커지지는 않았다. 염소가스는 미량만 흡입해도 사망할 수 있는 유독가스다.


구미공단에서는 지난해 9월27일 휴브글로벌에서 불산이 누출돼 5명이 사망하고 수백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발생해 아직까지 인근 농경지에 대한 수습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다. 이어 1월12일에는 인근지역인 상주시 청리산업단지에서 휴업 중인 웅진폴리실리콘에서 다량의 염산이 누출돼 토양과 하천을 오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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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서도 2일에는 구미공단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인 LG실트론에서도 불산이 누출돼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한동안 인근 주민들이 또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처럼 연이어 유독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하자 구미시민들은 언제 또 사고가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구미공단에서 제조업을 운영하는 K씨(54)는 "지난번 휴브글로벌 사고가 많은 교훈을 남겼음에도 아직도 비슷한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또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몰라 불안하기 그지없다"며 "지역경제에 손실이 없도록 지금부터라도 세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미 시민단체도 성명을 내고 "연이은 유해화학물질 사고로 산업단지 안전관리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정부차원에서 재발방지와 안전관리에 대한 총체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관계당국의 재발방지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비슷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해 구미공단 모 업체에서 안전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는 "관계기관에서 점검은 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안전 불감증과 기기조작 미숙으로 발생하는 예기치 않은 사고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정부에서 법률개정 등을 통해 유독물질 취급업체에 종사하는 사업주와 종업원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대폭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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