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감싸는 '인플레 먹구름'유가폭등·유로화 약세로 우려감 점차 고조
유가 폭등, 환율 불안 등으로 인한 인플레 우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특히 세계 경제의 양대축을 이루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국가 사이에 확산되고 있어 자칫 세계 경제에 폭풍을 몰고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의 경기 연착륙을 시사해온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최근 내부적으로 미국의 인플레 가능성을 높게 보고 금리 등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인플레 및 금리 인상 가능성이 세계 금융시장을 불안케 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미국내의 강력한 소비자 수요는 생산성 향상과 긴축통화정책으로 상쇄될 수 없는 인플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경우 빔 두이젠베르크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13일 유로화 약세로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고 국제 유가의 급등으로 유로랜드에 인플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인플레 가능성=최근 8월 전월대비 미국내 소비자 물가(CPI)가 14년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음에도 불구, 전문가들은 유가 폭등에 따른 물가 상승 효과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들은 이같은 충격이 특히 휘발유 소비가 높은 운송과 항공 부문부터 나타나 산업 전 분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대비 올해 CPI 상승률의 경우 3.5%이나 식량과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이른바 핵심물가지수는 2.5% 상승에 그침으로써 이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반영했다.
퍼스트 유니언 뱅크의 경제학자 마크 비트너는 이와관련 『본격적인 물가 상승은 이제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유가 상승으로 인한 CPI 추가 상승률을 최소 1%로 잡았다.
한편 원유가 폭등과 함께 무역 수지 적자 행진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강력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수입 증가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이 인플레를 유발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국내 수급 격차를 수입으로 메우는 상황에서 최근의 미국내 경기 둔화가 해외투자축소를 가져올 경우 달러화 약세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을 초래하면서 국내 물가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점증하는 유럽의 인플레 우려=유가 폭등과 함께 유럽 국가들의 인플레 우려를 증폭시키는 또다른 원인은 유로화 약세. 유로화는 유로 출범후 달러화 대비,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어 수입품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EU 내부 인플레 허용치인 최소 2%이상의 상승세가 적어도 향후 수개월간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BFG 뱅크 AG는 유가 폭등과 유로 약세로 인해 이번달과 다음달의 인플레율을 2.6%까지 올려잡고 있다. 특히 경기 팽창에 따라 수입품이 늘고 수입 물가가 급상승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 EU 국가중 인플레 우려가 가장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홍현종기자HJHONG@SED.CO.KR
입력시간 2000/09/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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