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술력을 갖고도 우리 중소ㆍ벤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영업ㆍ마케팅 능력을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국내 중소ㆍ벤처 업계의 원로인 S사의 K사장의 말이다. 그는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영업ㆍ마케팅 능력을 골고루 갖출 때 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중소ㆍ벤처 기업들이 최근 들어 심각한 불황에 직면해 있다. 전반적인 경기 사이클이 바닥권을 헤매고 있는데다, 이들 기업들의 제품이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고 코스닥 등 금융시장에서도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는 등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잘 나가는 회사는 있다. 헤어 드라이기 등 소형 가전 전문 업체인 유닉스전자, 와인전문 판매업체인 와인나라, 올해 1,000억 시장을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남양알로에, 초극세사 전문업체인 은성코퍼레이션 등이 그 주인공. 이 기업들은 해마다 최고 두 배 이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같이 불황 속에서 호황을 구가하는 업체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탄탄한 영업ㆍ마케팅 능력을 갖추면서 독자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기업은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판매함으로써 영속된다. 또 여기에다 기술의 수명을 나태 내는 `기술력 사이클`이 과거 10년 단위에서 최근에는 수년에서 수개월단위로 짧아지는 기술의 평준화시대에 살고 있다.
결국 극히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누구도 따라올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계속 살아 남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파는 기술, 즉 영업과 마케팅능력이 중요시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최근 코스닥 등록 기업들의 대거 퇴출 등이 거론되는 것은 그들이 대부분 기술력을 바탕으로 금융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는 머니 게임에는 성공했지만 실제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파는 전략을 제대로 선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야를 해외로 넓혀도 마찬가지다. `한국호`는 현재 저임금과 기술력을 경쟁력으로 위협하는 중국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어정쩡한 상태로 끼여 있다.
결국 세계시장에서 우리 제품들이 외면 받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제품을 팔 수 있는 영업과 마케팅 능력이 필수적이다. 나아가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코리아 브랜드`가 많아져야 국가의 경쟁력이 올라간다. 기술력은 기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온종훈 기자(성장기업부) jhohn@sed.co.kr>